허가 직권취소 가능성 타진 중.. 이의신청 시효 지난 문제가 관건

익산시가 가축사육제한거리 강화조례가 공포된 이후에 이전 기준에 맞춰 양계장 신축 허가를 내준 탓에 논란이 일었던 춘포면이 건축주 이 모 씨가 최근 주민들의 방해로 멈췄던 공사를 재개하며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양계장 신축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던 춘포면 주민들은 화들짝 놀라 다시 공사를 저지하고 나섰으며 11일에는 익산시청에 항의방문을 하는 등 험악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익산시는 주민들에게 일부 시청 측의 잘못을 시인하고 해당 민원이 발생토록 한 행정절차에 대한 감사청구 및 해당 직원 징계 등의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익산시가 부당하게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고 원만히 해결되나 했으나 무단으로 공사를 강행하려 하므로 익산시가 허가 자체를 직권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직권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행정행위를 그 성립상의 흠을 이유로 권한 있는 기관이 그 효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소급해 상실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사안의 경우에는 가축사육제한거리 강화조례가 공포되기 전의 500m 기준을 조례가 공포된 2012년 9월 14일 이후인 18일에 허가를 내준 것이 문제시 되고 있다. 당시 1km로 사육제한거리가 강화됐지만 양계장 신축지점은 마을에서 6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조례 공포 하루 전인 13일에야 환경위생과에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가 접수됐지만 이를 알고도 정상적으로 허가를 내준 것은 행정이 기계적으로 작동해 민원을 야기했거나 건축주를 의도적으로 도와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주민들은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점을 들어 주민들은 허가를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익산시는 난감한 상황이다. 편법에 가깝지만 적법한 요건을 갖춰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주민들을 설득하거나 건축주의 이해를 구하는 방법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더구나 직권취소를 위한 이의제기 시효가 이미 지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주민과 건축주, 행정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되며 이런 상황을 안일한 행정조치가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춘포면 주민대책위 이화일 위원장은 “시장도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직권취소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준비를 일단 내려놓은 상황”이라며 “18일경 결론이 날 듯 보이며 이러한 일이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은 환경위생과에 있으므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춘포면 봉개마을과 신호마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들판 한 가운데 양계장 신축 현장이 있으며 현재 기반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주민들이 농기계 등을 이용해 공사현장 입구를 막아놓았으나 최근 농번기를 맞아 기계가 철수하자 공사가 재개됐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