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포면 봉개마을과 신호마을 사이의 들판 가운데 양계장 신축을 둘러싼 민관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허가를 내준 익산시가 직권취소 가능성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는 절차로 후퇴해 앞으로 행정심판을 비롯해 건축주와 주민들 간의 법정 소송까지 비화할 조짐마저 예상되고 있다.   

지난 11일 건축주의 기습적인 공사재개에 반발한 춘포면 주민들이 익산시청에 항의 방문했을 당시 이한수 시장은 주민들에게 일부 잘못을 인정하며 해당 허가를 내준 직원에 대한 감사 청구와 허가 자체의 직권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주민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허가를 내준 담당 주택과는 직권취소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담당 7개 부서가 나서 건축주와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원만한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24일 새벽 건축주는 재차 공사를 강행했고 레미콘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은 현장으로 달려와 공사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화가 난 주민들과 건축주가 몸싸움을 하기도 했으며 주민 천 모 씨(59)기 넘어져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최광석 건설교통국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급히 현장에 나가 사태를 진정시켰으며 일단 공사강행을 중지하는 것으로 못을 박은 다음 공사 중지 명령에 해당하는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해 건축주가 허가를 내준 익산시가 공사를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결국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법정 소송 등 장기화될 조짐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주민대책위 이화일 위원장은 “친환경 농지 한 가운데에 양계장을 지으면 악취를 비롯해 주변 환경오염 등 극심한 고통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하며 “결국 가축사육제한거리 강화 조례가 공포된 이후 허가를 내준 익산시에 모든 책임이 있으며 직권취소하겠다는 말도 결국 헛말이 됐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주택과 관계자는 “법적으로 정상 허가가 나갔던 부분이어서 직권취소는 사실상 어려워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며 “집단민원이 발생해 건축주에게 원예 쪽으로 업종 변경을 유도하는 등 여러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