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재단 역할 정립.. 조직화된 문화시민의 힘으로
지역문화자원의 개발과 육성.. 민·관 협치 시스템으로

오는 7월 지역문화진흥법의 시행을 앞두고 지역문화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육성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자치를 이뤄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그 주체로서 역할을 할 문화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정부와 지자체, 문화재단간의 협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2일 ‘지역문화진흥법 시행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제11회 익산문화포럼 공감(共感)’에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소영 실장과 춘천시문화재단 강승진 팀장, 원광대학교 원도연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과 세부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지역문화재단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했다.

먼저 윤소영 실장은 지역문화진흥체계와 관련해, 그간 지역문화정책과정의 전개과정과 평가를 통해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지역문화정책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 이르러 지방자치와 더불어 중앙집권적이었던 문화정책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 정책으로 변화됐다. 이후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지역관광산업진흥에 대한 관심이 급증됐으며 2000년대 초 도시정책과 문화를 결합한 문화도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기 시작했고,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전략과 이명박 정부의 생활 속 문화향유기반 조성정책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지역문화진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체계와 기반은 조성됐으나, 지자체 재정자립도·지역특화 맞춤형 전략의 부재·문화콘텐츠와 전문 인력 양성 등 지속가능을 위한 정책의 부재·지역사회참여의 부재 등을 이유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비롯한 지역간 문화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정책의 질적인 변화와 참여로 문화자치를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기본 방향으로는 지속가능하고 스스로 만드는 지역문화, 모두가 문화로 즐기는 삶, 지역 문화자원의 콘텐츠 활용 등을 제시했으며, 그 전제조건으로 예산지원방식에 있어 포괄보조금 제도, 정부·지자체·지역문화재단간의 합리적 역할 분담, 민·관 거버넌스 구축,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정책 기반 조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춘천시문화재단의 강승진 팀장은 춘천시문화재단의 고민과 실천을 중심으로 재단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에 따라 지역문화현실에 맞는 문화재단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문화재단은 ‘왜 존재하는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에서 출발해 ‘어떻게’의 기준을 마련하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할지에 대한 논의를 펼쳐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정책 생산 주체로서의 올바른 역할을 정립하고, 안정적 재원 확보를 통한 문화재단의 자주성을 확보하며, 하위 법령과 조례의 재정비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역문화의 허브로서, 지역문화예술 지원기관으로서, 지역문화정책의 싱크탱크로서, 지역공동체의 인큐베이터로서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담보하기 위한 인력 양성과 예산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 기본은 바로 조직화된 문화시민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원도연 교수는 그간 진행돼 온 지역문화정책의 흐름을 살피고, 지역문화진흥법 시대의 국가와 지역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역문화는 전문가들이 만들고 보존해 온 뛰어난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문화민주화에서 비전문가들의 창종적 활동을 돋워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삶의 질과 관련된 문화정책들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국가와 지역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앙에 집중된 문화정책의 해소, 포괄적 지원방식으로의 변화, 문화재정의 독립성 확보, 문화제조업을 통한 고용창출과 경제적 기여, 문화 인력의 체계적 양성 등을 꼽았으며, 선택과 집중의 정책 하에서 지역문화정책의 명확한 목표 및 내용 설정과 지역문화자원의 개발과 육성을 강조했다.

한편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는 전북발전연구원 장성화 연구위원과 익산예총 김영규 회장, 희망연대 이진홍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나서 실제 연구와 문화예술계의 활동가로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