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당시 문제없어.. 마을 한복판에 그대로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진짜 악취 때문에 죽겠습니다.”

오산면 영만리에 위치한 양계장과 우사의 악취에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영만리 양계장과 축사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주민 김 모 씨는 “주민이 거주하는 집 바로 옆에 어떻게 건축허가가 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노모를 모시고 부인과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김 씨는 “어른들은 물론이고, 한창 공부에 매진해야 하고 사춘기에 접어들어 민감한 아이들까지도 병원 신세를 질 정도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수회에 걸쳐 시에 민원을 제기해 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해당 법령상 문제없다”는 똑같은 대답뿐이었다.

문제의 양계장은 지난 2000년 6월에, 우사는 2005년 9월에 허가를 받고 신축됐다. 당시 익산시 가축사육 제한 조례상에는 제한지역 지정에 관한 규정이 없어 아무런 제한 없이 허가가 이뤄졌다. 이후 2009년 주택 및 기타시설이 위치한 부지 경계로부터 축사부지 경계에서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를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됐지만, 이미 허가가 난 양계장과 우사에 대해 소급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여전히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살고 있는 집 바로 옆에 악취발생이 심각한 양계장과 우사가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시가 나서 매입을 하거나, 악취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원을 제기한 주민 김 모 씨는 “현재 양계장과 우사 주인을 비롯해 마을에 살고 있는 가구가 4가구뿐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 수가 적어서인지 행정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만약 도심권 한복판에 이런 양계장이나 축사가 있다면, 과연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허가 당시에는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어 문제없이 허가가 이뤄졌다. 이후 민원에 따라 악취전담팀에 나가 점검했을 때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