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 관련 직원 3명 ‘경고’ 조치.. ‘솜방망이’ 논란 이리신협(이사장 박승조)이 특정 후보자의 홍보물 수백여 장을 각 지점에 배치해 놓고 고객들에게 배부하는 방식으로 불법선거운동을 벌이다 선관위 단속에 발각돼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번지고 있다. 이에 특정후보가 당내 경선을 앞두고 지역조직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게 일고 있으나 이를 적발한 익산선관위는 ‘경고’ 조치에 그쳐 봐주기 식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익산시내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리신협은 이달 초 K전북도지사 예비후보를 선전하는 A4용지 크기의 홍보물과 명함 등을 창인동 본점을 비롯한 남중동 지점과 어양동지점 세 곳에 일제히 배치해 놓고 고객들에게 배부하기 시작했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93조를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선거운동에 해당하며 정치관여를 금지하고 있는 신협법 제93조도 함께 위반하는 범죄행위다. 익산선관위는 4월 1일 이 같은 사실을 신고 받고 이리신협 어양지점에서 현장 적발했으며 홍보물을 전량 압수하고 관련자 조사에 나섰다. 조사과정에서 신협의 한 직원은 “모두 자신이 벌인 일”이라고 자백하기도 했으나 해당 직원은 홍보물의 입수 경위를 밝히지 못해 허위자백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선거운동을 조직적으로 지시한 ‘윗선’과 해당 예비후보자의 개입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홍보물이 세 곳의 지점에서 동시에 배부되고 있었던 점과 해당 홍보물이 K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나왔다는 점 등이 조직적인 선거운동의 혐의에 무게를 더했다. 실제 K예비후보는 과거부터 신용협동조합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건이 적발된 다음날인 2일 신협중앙회장을 비롯한 60여 조합장과의 조찬모임에 참석해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신협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익산선관위는 약 1주일 동안 이사장을 비롯해 관련 직원들과 CCTV를 조사하고도 결과적으로 홍보물을 가져다 배치한 직원 3명에 대해서만 ‘경고’조치로 끝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야기했다. 익산선관위는 불법 선거홍보물이 배포됐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불충분한 조사와 자의적 해석이 오히려 불법선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실제 익산선관위는 신협 관련자와 CCTV를 조사했지만 해당 예비후보 측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선거사무소가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사하지 않았다. 홍보물도 K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들어진 내부문서지만 신협 직원에게 건넨 것이 아니라 유출된 것이라는 선거사무소 측의 말을 그대로 믿는 수준에 그쳤다. 선관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고를 받은 신협 직원 중 1명이 개인적으로 K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내부문서 1장을 몰래 빼내왔으며 누구의 지시도 없었는데 복사해서 각 지점에 비치해 놓았다는 얘기다. 관련자들의 변명을 그대로 읊는 수준에 불과한 조사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는 “관련자와 CCTV를 면밀히 조사했지만 조직적인 선거운동이라는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실제 고객들에게 배부된 수량도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해 ‘경고’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관위의 입장은 타 후보들에게도 자칫 무분별한 선거운동 행태가 벌어져도 ‘경고’로 끝날 수 있다는 일종의 기준이 될 우려를 낳고 있으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자의적인 판단을 남발할 경우 공정한 선거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에서 수사를 했다면 벌금형이 내려졌을 것이나 내부규정에 의해 경고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의 전언은 그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으로 읽혀지고 있다. 이리신용협동조합 박승조 이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묻자 “K예비후보는 우리나라 신협의 1등 공신이나 다름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선관위의 조치에 따라 바로 거둬들였으며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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