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필요한 학문 무엇인가” 반발

원광대학교가 오는 2015년부터 서예문화예술학과(이하 서예과)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봉황인재학과와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서예과는 원광대학교의 학부(과) 및 전공 통폐합 규정에 따라 학부(과) 및 전공평가 결과 하위 10% 및 신입학생이 2년 연속 입학정원에 10%가 미등록한 경우에 해당돼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봉황인재학과와의 형평성이다. 지난 2012년 고위관료를 양성하기 위해 신설돼 2013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 봉황인재학과 역시 지난해와 올해 신입학생이 2년 연속 입학정원에 10%가 미등록한 경우에 해당돼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은 신설 학과라는 이유로 학부(과) 및 전공평가 결과 하위 10%라는 규정은 적용되지 않고, 학생정원조정위원회와 교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예과의 폐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서예과 학생 및 졸업 동문들은 “봉황인재학과의 경우 대규모 대학 구조조정이 한창이었던 시기에 신설돼 성적 우수자에게는 입학금 및 수업료 전액 지원, 학생생활관비 전액 면제, 연 600만원의 학습보조비 지급, 단기 해외연수 등 학교 측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세계 최초로 개설된 학과로서 특수성과 희소성, 그리고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가진 서예과에 대한 지원은 지난 2007년 전공특성화학과로 선정된 이후 거의 없는 상태”라며 “학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학문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규정에만 연연해 수치상으로 나타난 지표만으로 폐지를 결정한 것은 기초 인문학의 성격을 지닌 서예과를 살리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예과는 그간 지향해 온 전통의 틀을 바탕에 두고 요즘 시대와 사회에 맞는 교육을 목표로 변화하고 있으며, 캘리그래피나 중국·일본 교류전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접목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며 “세계 최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재학생들과 졸업 동문들, 특히 불과 한 달 전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폐지 결정은 청천벽력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학교 관계자는 “통폐합 기준에 따라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어느 학과라 할지라도 통폐합 기준에 해당되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