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몰래카메라와 극소형 특수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붙잡혔다.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지난 14일 동산동 상가건물에서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을 검거해 5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단속현장에서는 천장에 설치된 특수 몰래카메라, 몸에 착용하는 전파수신기, 귓속에서 전파를 소리로 바꾸는 좁쌀크기의 초소형 스피커 등이 발견됐다.

검거된 일당은 첩보 영화 수준의 최첨단 장비와 함께 특수물질이 도포된 일명 ‘목카드’를 동원해 사기도박을 벌였다. 이들은 도박장 밖에서 일명 ‘모니터(기술자)’가 상대방 패를 읽은 뒤 ‘선수(게임참가자)’들에게 극소형 특수 수신기를 통해 알려 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총 8회에 걸쳐 도합 1억1,000여만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모두 선후배 사이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기도박 장비 판매업자에게 첨단장비 일체를 250만원에 구입해 도박장소와 장비를 갖춘 후,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한 계획 하에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였다.

큰돈을 딸 수 있다는 헛된 기대감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사기 도박판에 말려 든 피해자들은 손기술 좋기로 스스로 밝힌 소위 ‘타짜’들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타짜’ 앞에서는 속수무책, 피해자들은 “결과는 아날로그 타짜의 완패였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조사 결과 한 피해자는 자신의 주택구입자금 6,700만원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경찰은 유사한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사기도박 장비 제조·판매·유통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온 국민들이 세월호 피해자들의 아픔과 애도를 표하는 뜻에서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 시점에, 노란 구리선을 온몸에 감고 카드패만 숨죽여 애가 타게 바라보았을 타짜들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