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전면 재시공과 건축물 안전진단 필요” 전개공, ‘뒷짐’ 
전북개발공사에서 시행한 아파트가 부실시공된 것이 드러났는데도 현장을 서둘러 땜질식으로 덮어 시행사와 시공사, 감리단, 준공허가 기관 등에 대한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모현동 배산 에코르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 바닥(에폭시 코팅)이 벗겨지고 콘크리트가 폭넓게 부서져 부실시공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바닥 시공재인 용접철망(와이어메쉬)이 설계에 명시된 굵기보다 훨씬 가는 것으로 시공됐다. 이에 주민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전면적인 안전진단이 촉구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착공한 에코르 아파트는 2012년 6월 준공돼 676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 시공사인 광주 제일건설(주) 하자보수팀은 지난 20일, 107동 3-4라인과 108동 1-2라인 사이 지하주차장 바닥을 절개해 걷어내고 있었다. 바닥 콘크리트가 패이더니 점점 더 넓게 번지고 있다는 관리사무소의 신고를 받고 하자보수를 실시하는 중이었다. 이 라인의 한 입주민에 따르면, 하자보수 전 상태는 곳곳에서 에폭시가 벗겨지고 떨어져 나온 바닥 콘크리트는 손으로 만지자 부슬부슬 부서졌다. 이는 바닥 마무리 소재인 에폭시 코팅 두께 및 품질의 불량상태와 시멘트 함량미달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태이다. 또, 바닥 누름콘크리트 타설시 균열방지를 위해 사용한 용접철망(와이어메쉬)의 규격이 설계도면 상의 규격에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준공 당시의 설계도면에 따르면, 와이어메쉬는 #8번(두께 약 4mm), 폭 150*150mm의 제품이 사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된 것은 두께 약 2mm, 폭 200*200mm로 함량이 절반 가량 미달되는 제품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전북개발공사가 현장에 나가 확인했다. 이 제품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두께가 현저히 얇고 폭이 넓어, 설계도면 상의 규격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빈약한 제품으로 자동차가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의 균열을 예방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또 아파트 주차장 바닥의 전면적인 재시공은 물론이고 건축물의 구조안전진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현장에서 수거된 콘크리트의 경우에는 성인 남성이 망치로 툭 두드리면 깨질 정도로 강도가 약한 상태였다. 이와 같이 하자보수과정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부실시공을 한 정황이 육안상으로도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광주 제일건설(주)은 주민편의를 위해 하자보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실시공 정황이 드러난 현장의 보수공사를 그대로 진행해 새로 콘크리트 타설을 마무리했다. 당초 설계도면과 다른 시공으로 근원적인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고 면밀한 조사를 통한 정확한 원인규명과 전면적인 재시공을 이행하지 않고 서둘러 땜질식 보수를 마친 것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 AS센터 관계자는 “하자가 있어서 보수공사를 진행했던 것이며,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으며, 시행사인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이미 현장조사를 했고, 필요하다면 다시 현장조사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수공사 과정에서 입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이어지면서 시행사인 전북개발공사의 철저한 상황 파악이 요구되고 있으며, 당초 시공을 담당했던 시공사 광주 제일건설(주)과 관리감독을 맡았던 감리단 (주)동일건축 간의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공 과정에서 설계에 명시된 규격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값싼 제품을 사용해 이익을 편취한 시공사와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하거나 문제를 묵인한 감리단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 이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과 함께, 지하주차장 바닥을 포함한 건축물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진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입주민인 김 모 씨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전국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부실시공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입주민인 이 모 씨도 “당장 지하주차장 사용이 불편해 얼른 보수공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시공사고 감리단이고 다 한통속인 것 아니냐”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사도 생각해 봐야겠다”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시행사인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전면책임을 지고 있는 감리단과 시공사인 광주 제일건설(주)에 해명을 요구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