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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클 부지 강제수용 “절대 불가”

▲ 재 감정평가 결과 2~3% 인상.. 주민 “트랙터로 공사 막을 것”

LH, 매입 못한 부지 절반 넘어.. “법대로” 강제수용 추진할 듯
시, 주민 생계대책 및 대안 발굴에 노력.. “머리 맞대고 찾겠다”

왕궁면 일대에 조성 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 감정평가 결과가 2% 내외의 인상률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토지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인 LH는 중토위의 수용재결 결과에 아직 매입하지 못한 약 130만㎡의 토지에 대한 보상협의 기간을 거친 후 수순에 따라 강제수용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향후 주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주민대책위(위원장 소길영)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중토위가 토지수용재결 심사를 통해 보상금액을 최종 결정했으며 그 결과를 해당 토지주들에게 개별 발송하기 시작했다.

LH는 이번 감정 결과에 따라 7월 19일까지 토지주들과 보상협의 기간을 가질 예정이며, 그럼에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토지의 경우 절차에 따라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재 감정평가 결과에 주민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어 추후 공사 착공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1차 감정평가 결과가 터무니없이 낮은 ‘반토막 감정’이라며 대책위를 꾸려 집단행동으로 맞서왔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보상협의를 지속해 왔지만 아직 절반도 채 매수하지 못한 LH는 현재 총 조성 면적 232만㎡(약 70만평) 중 약 57%인 130만㎡에 대한 보상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LH는 보상가에 대한 주민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수용 절차를 밟았다. 식품클러스터 조성이 국가공익사업이므로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수용재결을 받아 강제로 수용해 추진하겠다는 것.

이에 중토위는 올 2월부터 재 감정평가를 실시했고 그 심사 결과가 지난달 나왔다. 하지만 재 감정평가 결과가 당초 결과와 별반 차이가 없는 2% 내외의 인상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토지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한 토지주는 “평당 50만원을 줘도 못사는 땅을 지들 맘대로 11만원이라고 평가하고 강제로 빼앗아 간다니 백주대낮에 강도짓이나 다름없다”며 “감정평가사와 중토위와 LH가 법을 앞세워서 주민들을 내쫓고 있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없는 속 터지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개별로 전달된 재감정 평가서를 대책위에서 일부 취합해본 결과 물가상승률과 이자율 정도가 반영된 수준인 2%~3% 인상된 것에 불과했다. 일부에서는 당초 반영됐던 지장물이 빠진 부분도 상당 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10% 이상 인상을 주장하던 토지주들이 낙담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이에 대책위는 감정평가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다. 또한 수용재결 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을 비롯해 행정소송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한 상황이다. 막무가내 식으로 착공이 이뤄질 경우 트랙터를 동원해서 물리적으로라도 막아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토법)상 주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토위의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한다 해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 감정평가조차 어려운 상황이며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추진되는 공사 진행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공사가 진행될 시 주민들과 공사인부와의 극렬한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최초 감정평가에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주민의 입장이나 의견의 반영은 단지 형식적인 것에 그치기 일쑤였다”며 “현재 법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국가도 LH도 주민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라고 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실제 익산시의 이종석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보상협의회도 3~4번에 걸쳐 열렸으나 주민 의견은 전혀 반영된 바 없고, 지역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도 답변을 내놓지 않고 지나가버려 형식적인 것에 그쳤다는 얘기다.

주민대책위 소길영 위원장은 “항의할 수 있는 모든 창구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면 억울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듣게 된다”며 “법이 지켜주지 않으니 최후의 수단으로 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 이산재 단장은 “보상가에 대해서는 간섭할 수 없지만 그동안 채권보상을 현금보상으로 바꾸는 것 등 피해 주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도 대체 영농보상이나 이주자 택지제공 등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만족할 만한 보상방법에 대해 발굴하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며 주민들과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