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안전불감증, 제2의 세월호 ‘우려’
저질 용접철망 사용해 남은 검은 이익
안전 위협하며 고스란히 입주민 부담으로

하자보수 이후에도 에코르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균열 및 패임, 벗겨짐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전면적인 안전진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설계와 다른 규격미달 제품이 사용된 현장이 발견된 것 외에도, 준공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육안으로 쉽게 확인 가능한 하자가 계속해서 드러나면서 입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불안을 크게 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이미 드러난 규격미달 용접철망(와이어메쉬)의 사용과 손으로 만져도 쉽게 부슬부슬 부서질 정도의 콘크리트, 그리고 차량 통행에 따라 쉽게 벗겨지는 바닥 에폭시 코팅이다.

이 같이 지금까지 드러난 부실시공의 정황만을 가지고도 부실시공에 따른 책임소재를 하루빨리 명백히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할 시행사 전북개발공사는 전면책임을 지고 있는 감리단 (주)동일건측 측에게 13일을 기한으로 소명을 요구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들의 소명에 따라 이후 대처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면책임을 져야 할 감리단이 스스로 관리 소홀의 잘못을 쉽게 인정할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실시공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시공사 광주 제일건설(주)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감리단에게 상황 파악과 조사를 맡기고 기다리는 모습이 바로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로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태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용접철망의 경우 설계도면 상의 #8-150*150 규격의 제품은 시중에서 개당 3,200원 정도 선에서 거래되는 반면, 실제 에코르 지하주차장 바닥에 사용된 규격미달 제품의 경우 시중에 잘 나와 있지도 않아 따로 주문제작을 할 정도로 지하주차장 누름콘크리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제품으로 개당 1,000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용접철망은 1평당 1개가 소요되는 것으로 판단해 거래가 이뤄진다. 대지면적 40,027㎡(약 12,108평)인 에코르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 바닥에 시중에서 거래되는 용접철망이 대략 1만개 이상 소요된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개당 차액이 2,200원 상당이므로, 공사 과정에서 규격미달 용접철망을 사용해 숨어버린 돈은 2,200만원 상당으로 추산할 수 있다.

책임 주체들은 수천 명의 입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해 저질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안전을 위협하고 불안을 야기했다. 또한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차액에 상응하는 부분만큼 숨어버린 검은 돈은 고스란히 입주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됐다. 이에 검은 이득을 챙기며 부실시공을 야기한 책임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입주민 김 모 씨는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세월호 참사는 자그마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된 재앙”이라며 “이 정도 부실시공 정황이 드러났으면, 반드시 철저히 책임 규명하고 안전진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입주민 김 모 씨는 “저질제품을 쓴 만큼 이득을 챙긴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경찰이든 검찰이든 조사해서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