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후 시민에 돌려준다는 원칙 깨고 오히려 건물만 늘어나

철거가 계획됐던 익산시 어양동 중앙체육공원 내 테니스장 및 테니스장 관리동이 신축 예정인 마동테니스공원이 완공되는 2016년까지 유지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실버창의문화센터(가칭)라는 건물이 추가로 건립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차장 부족문제 해소를 비롯해 공원의 미관을 해친다는 등 시민들의 요구로 철거를 계획했던 익산시가 결국 테니스 동호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당초 계획보다 후퇴해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익산시는 중앙체육공원 내 위치한 테니스장 12면을 비롯한 관리동 건물을 모두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노후화된 관리동 건물이 공원의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인접한 주차장부지가 도로로 확장될 계획이 있었기에 테니스장을 철거해 주차장 부지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마동 솜리문화예술회관 인근에 95억원을 투입해 테니스공원을 새로 조성하기로 하고 완공된 이후 테니스동호인들이 새 테니스공원으로 옮기고 나면 중앙체육공원 내 테니스장을 철거해 시민편의 시설로 만들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계획은 작년 모 테니스클럽을 중심으로 중앙테니스공원 시설보강공사 명목으로 도비 4억원을 확보하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철거할 예정인 테니스장을 보강할 이유가 없었지만 당시 익산시의회는 논란 끝에 시비 4억원을 매칭해 총 8억원의 테니스장시설보강 예산을 통과시킨 것.

이에 익산시는 테니스장 보수 예산 8억원으로 중앙체육공원 내 테니스장 12면 중 4면을 보강하고 인근에 실버창의문화센터 명목의 새 건물을 짓겠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예산을 확보했다고 알려진 모 테니스클럽에 특혜를 주기 위한 계획 변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구나 마동에 새로이 조성을 추진 중인 테니스공원 역시 토지보상 문제가 터덕거리기 시작하며 당초 예상보다 늦은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더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주요 시각이다.

그렇다면 최소 2016년까지 중앙체육공원 테니스장은 존속되며 총 12면 가운데 4면에 대해서만 인조 잔디 등의 시설 보강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8면은 현재 모습 그대로 마동 테니스공원의 완공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버창의문화센터가 들어설 부지는 익산시의 계획대로 현재의 테니스장 부지가 되기 어렵다. 테니스장 보강공사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되다 중지된 것도 문화센터를 건립할 마땅한 공간이 협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업담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익산시테니스협회 황권익 회장은 “테니스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마동테니스공원 완공 시까지 현 테니스장의 철거 및 건물 부지로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익산시에 못 박았다”고 말했다.

이에 철거 예정인 테니스장을 침범할 수 없기 때문에 익산시는 실버창의문화센터 건물을 짓기 위해서 오히려 멀쩡한 공원을 침범해야 할 상황이다. 처음부터 철거하기로 계획했던 시설이지만 오히려 마동테니스공원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시설이 늘어날 상황으로 역전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익산시의 무원칙적 행정에 시민들은 이해관계에 있는 테니스단체가 아닌 시민들을 대상으로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