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시 청소과 “협약서 받은 적 없다” 발뺌
주민들 “박 시장이 명백하게 밝혀 달라” 요구

일반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업체인 (주)이엠케이승경이 소각로증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일부 주민들과 협조를 전제로 금전을 수수했지만, 시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눈감고 있어 유착의혹과 함께 논란이 일고 있다.

소각시설이나 폐기물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의 신축이나 증설, 사업기간 연장마다 공공연히 관례화돼 논란이 됐던 ‘지역발전기금’ 명목의 금전을 주고받는 관행이 이 과정에서도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주)이엠케이승경은 신규 소각보일러 증설을 위해 지난 2011년 5월 환경영향평가계획서를 작성해 7월에 시 청소과에 제출하며 심의를 요청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이미 소각로 증기 배관로 매설을 위해 도로점용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춘포고려온천아파트 주민들은 2010년 지방선거 유세차 방문했던 익산시장이 입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민들을 위해 (주)이엠케이승경의 증설이나 악취를 배출하는 혐오시설의 유치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증설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승경 측은 사업추진을 위해, 해당 지역인 춘포면 쌍정리 주민 일부와 협조를 전제로 해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1차적으로 1억원을 지급하고 향후 10년간 매년 3,000만원씩을 기탁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협약서를 주현동 소재 법률사무소에서 공증까지 받은 후 시에 제출했으며, 실제로 약정금액의 일부인 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고려온천아파트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이전에 많은 주민(780세대)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주민공청회 등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허가를 염두에 두고 짜 맞추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고려온천아파트의 대표성이 없는 주민이 협약상의 당사자가 된 것에 대한 명확하게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시는 그간 “환경영향평가서 심의 요청시 주민동의서가 필요치 않으며, 주민동의서나 발전기금 명목의 금전 지급에 관한 협약서가 접수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취재과정에서 담당 부서인 시 청소과 옥용호 과장은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승경 측은 취재과정에서 “당시 주민들과 체결한 협약서를 시에 접수했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지역발전기금은 회사 설립 때부터 사회공헌의 측면에서 생각했던 바를 실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2001년도에 설립한 회사가 소각로증설 시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지역발전기금을 내놓은 것은, 누가 보아도 순순한 목적이 아니라 사업추진을 위한 뇌물성 금전 수수의 성격이 짙다”면서 “시가 이러한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는 것은 허가를 전제로 한 모종의 유착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주)승경 측은 사업 허가가 있기도 전에 이미 대상 부지에 약 100억원 가량의 공사자재를 구입해 쌓아놓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서도 “관련 공무원과의 유착을 통한 허가에 대한 확신 없이는 사업체가 100억원에 달하는 자재를 미리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주민들은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한 박 시장이 명명백백하게 밝혀 유착의혹을 해소시켜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