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대상 후보와 범죄 연관성 못 밝혀내.. 피해자 S의원 “용서할 것”

지난 지방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대량의 유인물을 제작하고 살포를 지시한 전직 시의원인 송모 씨가 지난 2일 검찰에서 구속 기소됐다.

송 씨는 지방선거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4월 중순 경 기초의회 바 선거구(영등2동, 삼성동)에 출마한 S의원을 비판한 기사를 스크랩하고 실명으로 비방 문구를 써넣은 불법 유인물을 새벽을 틈타 지역구 교회를 비롯한 곳곳에 대량으로 살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신문기사는 현직 시의원이었던 S의원이 재량사업비를 유용해 자신의 집 앞 공사 등 개인숙원을 해결하는 데 썼다는 의혹이 담긴 내용으로, 경찰수사에서 불법유인물을 제작하기 위해 언론매체에 해당 의혹을 제보한 장본인도 송 씨로 드러나 주도면밀한 불법 행위가 밝혀지게 됐다.

또한 당시 송 씨는 현직 시의원으로서 정계 은퇴를 밝히고 물러난 뒤였지만 S의원이 출마한 지역구 경쟁자인 K후보를 돕기 위해 이와 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주위에 더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현직 시의원이 같은 현직 시의원의 재선을 막고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유인물을 대량 살포한 사건인 셈이다.

사건을 접수한 익산경찰 지능범죄수사팀은 현장 CCTV확보 및 끈질긴 잠복수사 끝에 유인물 배포자 A씨를 검거했고 그가 당시 바 선거구에 출마한 K후보의 후배이자 선거운동원임을 밝혀냈다.

이후 수사를 받던 A씨는 K후보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던 끝에 송 씨의 지시임을 자백했고 그 밖에 K후보와는 직접적인 범죄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송 씨 본인도 K후보를 돕고 싶었다고 할 뿐 모의나 거래는 밝혀내지 못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후 익산에서는 금번 선거 첫 번째로 구속 기소된 사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정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직자 출신의 의원이자 이번 선거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깨끗한 이미지를 보였던 송 씨가 이런 범죄에 연루될 줄 몰랐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S의원은 사건 이후 공천에서 배제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무소속 출마를 감행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송 씨가 도운 것으로 알려진 K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S의원은 “어쩌다 그런 일에 휘말렸는지 모르겠지만 다 지난 일이니 최대한 용서해줄 생각이다”라며 “이번일로 어렵게 선거를 치렀지만 다행스럽게 시민들이 지지해줬기 때문에 시의회에 입성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