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분별한 도시 개발이 낳은 숙제.. 원도심 활성화 ‘백약이 무효’
역세권에 형성된 익산 원도심엔 희망.. 물류중심 도시로 나가야 
민선 6기 제7대 박경철 시장의 취임은 지역사회가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의 키워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간절한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반대로 그만큼 익산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마음에는 걱정과 불안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품고 있는 불안은 현재 익산시가 짊어지고 있는 중점 현안과 맞물려 있다. 과도한 부채문제를 비롯해 인구감소와 도시재생 문제 등 앞으로 익산시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은 쉽게 해결하기 힘든 난제들이다. 이러한 현안들을 피부로 느끼며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들이 변화를 선택했고, 이제는 박경철 호가 나서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익산 시민들이 품고 있는 걱정과 불안의 근원적인 원인을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 익산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익산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의 역할을 하고자 지면을 마련했다. 중점 현안에 대한 대안을 중심으로 시민들과 함께 진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되길 바란다. ◇ 도시계획의 실패 익산시는 전통적으로 농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오다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을 동력으로 얻으며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소비중심 도시로 발달해왔다. 이에 현재는 풍부한 농경지를 지닌 농업기반과 소비중심의 도심지를 두루 갖춘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소비중심 도심의 발전은 인구증가세가 둔화되고 산업화의 한계에 부딪히며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구조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또 무분별한 개발정책은 도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심의 외곽지역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시가지를 확장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원도심의 공동화 문제와 상권이동으로 인한 쇠퇴를 불러일으켰다. 익산시는 과거 부송동과 영등동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도시 전체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러자 도시의 인구가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새롭게 중심가가 재편됐고 자연스럽게 상권도 이동하게 됐다. 신도시 건설과 맞먹는 수준의 새로운 도심이 나타났다. 하지만 새로운 인구의 유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대규모 택지개발은 원도심의 쇠퇴라는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호황을 누리던 역세권은 인구가 빠져나가자 쇠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고 급격히 슬럼화 됐다. 원도심 활성화 문제가 익산시의 현안으로 대두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익산시의 도시개발 정책은 또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제외됐던 모현동 배산지구 택지개발로 인해 또 한 번 익산시의 지도가 바뀐 것이다. 이젠 영등동 일대의 인구가 다시 모현동으로 유입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상권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인구가 유출된 영등동 상권이 울상을 짓는 모습은 중앙동 역세권에서 이미 경험해본 일이기 때문에 익숙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 원도심 활성화의 어려움 편리한 교통을 중심으로 발달한 익산시에서 원도심의 쇠퇴가 주는 영향은 타 도시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 더구나 KTX선상역사가 올해 11월 경 완공되며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는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또한 새만금 배후도시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익산시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의 쇠락이 무거운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에 그동안 익산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여러 노력을 펼쳐왔다. 크게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 사업과 전통시장 활성화, 평화동 주거환경개선사업,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추진단계에 그치고 있는 사업도 많고 나머지 대책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수준으로 여겨질 만큼 원도심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시비 5억원과 도비 5억원을 투입해 구 영정통거리에 조성하고 있는 문화예술거리 사업은 행사가 열릴 때만 반짝 사람들이 모일 뿐 평소에는 슬럼가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익산시가 매년 내놓는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도 효과 없는 구호로 그치는 것이 사실이어서 근본적인 활성화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시는 2006년 원도심 활성화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원도심 인구유출 억제와 공동화 현상 방지, 상권활성화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등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원도심 활성화와 상반되는 도시 개발정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태다. 익산시와 마찬가지로 실제 많은 도시의 사례를 보더라도 원도심 활성화는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이미 도시구조 자체가 바뀌어버린 상태에서 재생의 노력은 갑절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도시의 균형발전과 도시재생을 눈 밖에 둔다면 결과적으로 황폐한 미래를 만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다. ◇ 익산의 미래가 달린 도시재생 익산은 호남고속철도의 개통과 함께 새만금 배후도시로서 자리매김하며 물류 중심도시로 뻗어나갈 호기를 맞았다. 국가식품클러스터 또한 익산의 미래 주력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거기에다 익산은 쾌적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교육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우수한 교육여건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재생이 지극히 필요한 시점이다. 바로 KTX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의 재생이 익산시가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지부진한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계기가 될 전망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다. 또한 서부역사 진입로와 중앙지하차도 개통을 통해 사통팔달의 교통이 뚫리게 되면 물류의 중심역할을 익산이 맡게 될 공산이 크다. 이에 새만금과의 도로 확장을 비롯해 장기적으로 철로 연결이라는 과제가 발생하며 도심 외부에 대규모 물류 역을 조성해 화물을 소화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한 역할을 통해 원도심은 장차 익산의 관문이 될 장소가 될 것이다. 체류하거나 경유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대면하는 익산의 얼굴이자 랜드마크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 때문에 도시의 위상과 미래를 위한 변화를 위해서는 원도심의 재생이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 도시재생 프로젝트 가동해야 민선6기 박경철 시장은 원도심의 재생과 관련한 문제를 대규모 사업보다 소규모 소프트웨어 및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청년기업의 유치를 통해 풀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민생투어에서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사실상 구체적인 로드맵은 불확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익산시의 미래는 원도심 재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급한 불을 끄고자 원도심 재생에 투입된 그 동안의 노력을 미룬다면 미래에 돌아올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미 도시재생과 관련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쌓은 경험들이 이미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익산시는 그러한 연구를 발판삼아 도시재생에 나서기만 하면 된다. 전담 연구 부서를 통해 장기적인 도시계획 전반에 도시재생의 노력을 담아내는 노력이 시급하다. 눈앞으로 다가온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도시를 가꾸고 열매를 얻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