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신고 받고 현장에 나가 육안검사 후 “문제없다”.. 원인파악도 안 돼 
유천 유수지 조성 사업지구에 수백마리의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라 수초에 걸려 썩어가고 있다. 익산시를 관통해 흐르다 만경강과 만나는 소하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발견돼 하천 수질오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익산시는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나가 육안으로 확인하는데 그치는 등 원인 파악을 위한 어떤 노력조차 하지 않아 하천 수질오염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모습이어서 박경철 시장의 ‘녹색도시 익산’이라는 슬로건이 부끄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14일 춘포면에서 만경강에 이르는 목천포천의 지류인 유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모습을 한 시민이 우연히 발견해 관할인 익산시에 신고했다.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은 하얗게 배를 드러내고 수초에 걸쳐 있는 모습이었으며 썩어가고 있는 물고기의 상태로 보아 상당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취재결과 동익산역 뒤편으로 흐르는 하천이 만경강과 맞닿는 지점인 해당 지역은 지난해 익산시가 ‘유천 재해위험지구 유수지 조성사업’을 시행한 곳으로 저지대 침수를 대비해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유천배수펌프장 주위에 커다란 유수지를 조성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천을 넓히는 공사를 시행할 당시 익산시가 20년 전에 매립했던 쓰레기더미가 발견되며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 익산시는 쓰레기 처리를 고심하다 조성공사를 위한 지역만 쓰레기를 파내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었다. 이에 공사가 완료됐지만 물이 채워진 후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발생한 것은 매립쓰레기에서 독성 침출수가 나왔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상류까지 확인한 결과 대부분 유수지 조성 장소에서만 많은 물고기가 죽어 있는 상황이다. 생태계의 파괴뿐만 아니라 만약 매립쓰레기에서 독성 물질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면 새만금 오염에도 일조를 하는 것이어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하천 오염을 관리하는 익산시는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고를 받은 다음날 익산시청 환경위생과에서 현장에 나갔지만 육안 확인에 그쳤으며 현재까지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수수방관하는 실정이다. 환경지도계 노계홍 계장은 “물고기가 죽은 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는 육안으로 물이 깨끗해 보여 수질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유천은 원래 하수처리장과 생활하수가 유입되며 쓰레기매립지를 파냈기 때문에 침출수 오염도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가끔씩 발생했던 일이며 여러 오염원이 있지만 수질검사나 다른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원인 파악을 위한 수질오염 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과거에도 국과수에 보내기도 했지만 한 번도 독극물이 검출되거나 한 적이 없고 현재도 살아 있는 물고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 괜찮았기 때문에 현재도 괜찮다는 안일한 판단이며, 현재 살아 있는 물고기가 있으니 괜찮다는 주장도 뒤집어 보면 물고기가 전부 다 죽어야 조치를 취하겠다는 몰상식한 답변에 불과하다. 이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오염원을 차단하는 등의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안일한 대처로 생태계 교란 및 오염을 방치하는 행정은 대대적으로 도려내고 깨끗한 하천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고기 떼죽음을 목격한 신고자는 “물고기가 죽고 있는데 한 쪽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어 자칫 오염된 물고기를 사람이 먹게 되는 끔직한 일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원인을 조사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정에서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