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와 전북도 입장차.. 격에 맞게 신축해야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건립이 ‘무늬만 승격’이 아니라 반드시 신축하는 방향으로 건립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국보급 유물인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과 수많은 유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격에 맞는 국립박물관 신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립박물관 건립은 익산시와 전북도 간의 시각 차이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일반 전시관과는 달리 규모나 시설 면에서 국립박물관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 확장 이전 내지는 신축을 해야 한다는 익산시의 입장과는 달리, 전북도는 기존의 전시관을 승격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예산을 따내기 위해서라도 전북도가 익산시의 입장에 따라 국립박물관 건립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신축을 포함하지 않은 채 현 전시관을 그대로 승격하는 방안과 신축이나 증축을 동반한 승격, 확장 이전 등 국립박물관 건립에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의견이 분분했던 모습이 내년도 국가예산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문제로 드러났다. 국립박물관 건립에 따른 실시설계 용역 및 토지매입을 위해 전북도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한 국비 78억원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 문체부가 국비 요청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현재 진행 중인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익산시는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금마시가지 일대로 확장 이전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전시관 건물을 국립박물관의 면모에 걸맞게 증축하는 것은 관련 법령상 쉽지 않고, 고도보존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될 역사문화복합센터와 연계해 추진한다면 예산 절감효과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이행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기재부의 예산편성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시민들의 숙원인 국립박물관 건립을 위해 문체부와 기재부 등 중앙부처에 여러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다”면서 “이름에 걸맞은 국립박물관이 건립된다면, 그에 따르는 재정부담은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북도는 그동안 지금의 도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그대로 국립박물관으로 승격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무늬만 승격’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으며, 일각에서는 도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으로 승격이 되면 건물 및 주차장은 국가가, 나머지 문화재 시설은 익산시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북도 입장에서는 관리 및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어떤 방법이든지 승격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전북도는 국비 3억원이 투입돼 11월까지 진행되는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라 승격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략과 전술에서 익산시와 전북도 간 이견이 있는 것은 맞지만, 큰 틀에서 국립박물관 승격 건립이라는 목표는 같다”면서 “어느 방법이든지 일장일단이 있어,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익산을 비롯해 경주, 공주 부여 등 4대고도 중 유일하게 익산시만이 국립박물관이 없어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국보급 사리장엄과 수많은 유물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돼 각지에 산재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익산의 국립박물관이 ‘무늬만 승격’이 아니라 반드시 신축하는 방향으로 건립돼야만 문화재 관리강화와 출토 지역민들의 향유기회 확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사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익산시민과 학계, 종교계, 정지권이 모두 하나가 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회 예결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그간 익산 국립박물관 건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면서 “익산시와 전북도가 입장 차이를 좁혀 하나된 목소리로 문체부와 기재부를 설득해야만 국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국가예산 반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