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우남건설, 반드시 부실시공 책임 다해야
익산시, 주민 중재하고 신중하게 대안 모색해야
양분된 입주민대표위 일원화로 협상력 구축해야

아파트 건물이 87mm 가량 기울어져, 지표면에 간극이 생기며 균열이 발생한 모습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는 모현동 우남아파트의 유일한 해법은 우남건설의 재건축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주민들과 우남건설이 벌여왔던 법정공방에서 우남건설의 부실시공이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난관리 책임관이자 준공권자인 익산시장이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주민과 건설사간의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청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 일원화가 시급하다.

지난 1992년 11월에 준공한 우남아파트는 2002년 12월 24일 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성 평가 D급 판정을 받고 재난위험시설로 지정·고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법정싸움에 휘말려 제대로 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103세대 400여명의 주민들이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다. 실제 건물 전체가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만큼 기울어져 있고, 곳곳에 균열이 가고 천장이 휘어 내려앉았다. 특히, 작은 충격에도 바닥이 출렁거리는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위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안전진단 결과 우남아파트는 중요부재인 보 미시공, 기초파일(말뚝) 19% 미시공, 설계도상 기초옹벽 300mm에서 200mm롤 11곳 축소시공, 슬래브 철근 축소시공 및 위치이탈 등 시공사인 우남건설의 부실시공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으며, 구조적 내력 부족으로 슬래브 처짐 현상과 균열 및 슬래브 출렁거림 현상이 심각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실시공의 책임을 져야 할 우남건설이 땜질식 보수나 보강이 아닌 재건축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그간 지지부진한 법정공방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반목으로 하나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주민들이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붕괴위험을 안고 불안과 위험에 노출돼 살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시공사인 우남건설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고 중재하는 것이 익산시의 몫이라는 요청이다.

또한 아파트 최종 준공의 책임을 지고 있는 익산시는 부실시공에 따른 책임을 물어 우남건설을 고발조치하거나, 시민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해 우남건설과 같은 부실시공 업체에 대해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제재조치 마련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 4일 박경철 시장은 우남아파트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갑섭)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안전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남아파트 문제를 방치한다면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익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강력히 지시하고 “이주대책 T/F팀을 구성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관련 법률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재난대응 일선책임자로서의 의무는 분명 있지만, 사인간의 문제인 만큼 지자체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행정의 책임과 권한이 어디까지인가를 명확히 하고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시공사 우남건설이 재건축 내지 이주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정 모(36, 송학동) 씨는 “시공사인 우남건설이 반드시 부실시공의 책임을 지도록 주민들과 익산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동원해 압박을 가해야 한다”면서 “혹여 재건축이나 이주대책 마련에 시가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한다면 그것이 타당한지, 타당하더라도 현재 시 재정형편상 실현가능한지, 지원을 약속했다가 중도에 법적인 문제나 한계에 부딪힐 경우 기대를 가진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할지 등을 면밀하고 꼼꼼히 따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의 측면에서 지자체인 익산시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사인의 입장에서 주민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현재 불안에 떨며 살고 있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지원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