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7년전인 1997년 7월 여름에 이리고등학교 후배를 구하고 자신은 힘에 부쳐 물속으로 사라진 故임창환 군이 올해 4월 10일 의사자로 인정된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어린 나이로 남을 살리고 의로운 죽음을 맞이한 임창환 군을 지난 4월 10일 의사자로 인정했다.

임 군은 당시 나이 만 21세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이리고등학교 총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나고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에 성격도 좋아 후배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임 군은 고등학교 재학 중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했고 졸업 이후에도 그 애정을 꾸준히 이어오며 주말에는 서울에서 내려와 후배들의 지도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날 역시 후배들과 함께 무주군으로 수련회를 갔다.

7월 21일. 사물놀이 동아리팀은 무주군 설천면 기곡리 수련원 앞 하천에서 수구놀이를 하던 중 골키퍼를 맡은 1학년 학생이 놓친 공을 잡기 위해 내려가던 중 수영미숙으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심판을 보던 임 군은 후배를 구하기 위해 물로 들어가 후배를 물 밖으로 밀어냈으나 자신은 나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당시 (주)부흥농약사와 부흥목욕탕을 운영하던 부친 임이철(63, 現 (주)바이오 농호 대표) 씨는 이로 인한 좌절과 함께 사업실패가 이어지자 모든 것을 던지고 외국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방황 끝에 기운을 차리고 재기한 부친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와 의사자 지정 관련 내용을 뒤늦게 알고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을 신청, 보건복지부로부터 올해 4월 10일, 이집트 성지순례에서 폭탄테러범을 저지하다 목숨을 잃은 故제진수 씨 등 4명과 함께 의사자로 지정 받았다.

혼인한 딸을 두고 있으면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임 군의 부친 임이철 씨는 “17년이 지났지만 국가로부터 의사자로 인정돼 국립 서울 현충원에 잠들 수 있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익산의 한 시민으로서 익산 출신의 영예로운 아들로 인정받게 된 점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