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또 악취배출, 시 “법대로 했을 뿐” 일관
허술한 악취관리 봐주기식 행정에 지적 ‘빗발’

사용중지명령을 받았던 악취배출시설에 대해 시가 개선완료를 이유로 사용중지명령을 해제했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개선이 완료됐다고 판단했지만, 해당 시설에서 이후 또 기준치 이상의 악취가 발생하자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며 시의 악취관리행정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8일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된 영농조합법인 부성(대표 오재만)은 악취방지법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악취배출시설 신고를 하고 악취방지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하며, 1년 이내에 악취방지계획에 따라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했다. 하지만 1년이 경과하는 동안 제대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결국 올해 3월 11일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다. 이에 시는 1차로 개선명령을 내렸고 이후에도 업체가 이행의지를 보이지 않자 사법기관에 고발조치하고 5월 9일 사용중지명령을 내렸다.

문제는 사용중지명령을 내린 이후다. 인근 주민들은 사용중지 기간 동안에도 부성 측이 영업을 계속하며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시는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6월 2일 부성 측이 개선을 완료했다는 판단 하에 사용중지명령을 해제했다.

이후 7월 25일 악취검사 결과 부성은 또다시 기준치를 초과했다. 시가 개선을 완료했다고 확인했던 시설에서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악취가 발생한 것. 시의 악취관리행정이 얼마나 허술한 지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근 주민들은 “사용중지 기간에 영업을 한 것도 모자라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용중지를 해제하더니, 또다시 심각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시가 빈틈투성이인 행정을 한 것이거나, 한통속으로 봐주기식 행정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시는 다시 기준치를 초과하는 악취를 배출한 부성 측에 사용중지명령이 아닌 개선명령을 내렸다. 악취방지법에 따라 1차로 개선명령을 하고, 이후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을 했지만 배출허용기준을 계속 초과하는 경우에만 2차로 사용중지명령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전에 사용중지명령을 받은 이력이 있더라도 한 번 사용중지가 해제되면, 행정제제의 기준이 최초 가장 낮은 단계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이대로라면 악취배출시설들은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다가 사용중지명령이 내려지면, 어느 순간 잠시 영업을 중단하고 악취가 발생하지 않을 때 개선을 완료했다는 확인을 받은 뒤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러다 또 악취가 발생하면 같은 상황을 반복하며 교묘히 제재를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반드시 요구되는 이유다. 인근 주민들은 “한 번 사용중지명령이 내려진 시설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고, 사용중지를 해제하기 위한 요건을 강화해 악취배출시설들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법에 정해진 대로 행정조치했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