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비상체제에 거꾸로 가는 행정.. 비난 여론 비등 시민의 혈세로 지급된 보조금 수천만원을 편취한 마을이장이 붙잡혔지만, 정작 편취한 보조금 회수는 3년 넘게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계고 조치 외에 보조금 회수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데 따른 직무유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익산경찰서는 황등면 원신기마을 경로당 신축 명목의 보조금 1억800만원 중 2,240만원을 편취한 H이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불구속 기소의견)하고 익산시에 편취한 보조금을 회수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익산시가 행한 조치는 보조금을 반납하라고 계고 처분한 것 뿐이다. 이로인해 지난 3년 동안 보조금 회수는 일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일한 행정의 도를 넘은 직무유기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마을 주민들을 위한 경로당 신축 사업에 적지 않은 시민의 혈세가 사용됐고, 주민들을 대표해 나선 해당 이장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보조금을 편취한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그 불량한 죄질에 비춰 익산시가 더욱 더 엄중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는 민사집행법상 재산명시신청이나 가압류 등 보조금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지적이 일자, 지난 8월 말이 돼서야 부랴부랴 재산명시신청을 하고 압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간 재판 진행 중이었고, 계속해서 독촉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 법적인 방법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항소로 인한 재판이 진행 중이더라도, 가집행판결에 기해 가집행문과 송달증명원을 발급받아 강제집행을 하는 등 채무자인 H이장을 압박하고 채권을 보호하는 조치는 충분히 가능하다. 결국 시의 안일한 대응이 지금까지 회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결과를 낳았고, 이후 회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 셈이다. 만약 보조금을 편취한 이장이 재산을 매각하거나 명의변경 등 채무를 면하기 위한 사해행위를 했다면, 보조금 회수는 그만큼 어려워질 공산이 크고 시는 또 다른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시민 최 모(38, 모현동) 씨는 최근까지 계고 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정을 두고,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할 재정비상체제의 익산시가 불요불급하다는 이유로 시민들을 위한 각종 예산은 잘라내면서, 법적으로 정해진 대로 회수할 수 있는 보조금을 그냥 놔두고 있다”면서 “이는 시가 의지부족으로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결국 보조금이 줄줄 새어나가는 것을 방조한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황등면 원신기마을 경로당 신축 사업은 황등면에 위치한 북부공공하수처리시설 인근 지역의 주민보상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을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 2008년 12월 착공해 2009년 3월 완공됐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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