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아닌 주민 전부 포함돼 ‘부적절’
실체적 정당성 의심, 일부 조합원 반발

내년 3월 11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황등농협(조합장 최사식)의 주민세 대납행위에 대해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일고 있다.

황등농협은 지난 2010년부터 각종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조합원에게 환원한다는 목적으로 조합원에게 부과되는 주민세를 일괄 대납해 왔다. 특히 2012년부터는 조합원이 아닌 황등면민 전부를 대상으로 2012년과 2013년에는 3,365세대 740여만원의 주민세를 일괄 대납했으며, 올해에는 3,240세대 720여만원을 일괄 대납했다.

이를 두고 황등농협의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의 재산을 가지고 개인에게 부과되는 주민세를 대신 내준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조합원이 아닌 주민들까지 경제적 이익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등농협 측은 연초 대의원총회를 통해 수립된 사업계획에 따라 교육지원사업비 중 복지사업비 명목으로 지출된 예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황등농협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조합원들과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면서 고객과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가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대의원총회를 거치고 이사회 보고도 마친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의원총회를 거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조합의 재산을 가지고 조합원이 아닌 주민들에게까지 경제적인 이익을 줬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조합의 재산으로 개인에게 부과되는 주민세를 일괄 대납하는 것이, 선거법이나 농협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 충분히 인지되지 않은 채 대의원총회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그 속에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에 따라 문제가 없는지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농협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이례적인 점을 감안, 만약 현 조합장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이익 환원이라는 명목으로 주민세를 대납한 것이라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사실 확인을 거쳐 상급 선관위에 질의 및 법률적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며 “조만간 회신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사안 자체가 업무상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되지는 않지만, 조합의 재산으로 조합원이 아닌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세를 일괄 대납한 업무처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황등농협의 주민세 대납행위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