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2주째 합의 안 돼.. 유가족 억울함 호소
유가족 “무책임” vs 병원 측 “최선 다 해”

익산 W병원에서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유가족들과 병원 측과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유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사망한 장 모(47, 남) 씨의 유가족들은 환자가 사망한 이후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병원 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침·저녁으로 병원 앞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피켓시위를 벌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고인이 된 장 모 씨의 시신은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로 장례식장 빈소에 모셔진 상태다.

유가족 정 모 씨는 “환자가 원대병원의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의료행위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면서 “고인의 장례를 치르고 나면 병원 측과의 협상이 흐지부지 될 것 같아 부득이하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유가족들의 생계도 엉망이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정 씨는 “그간 병원 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수술과 치료에 들어간 비용과 유가족 위로금 등 3억원 가량의 보상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장례비 지원 등 합의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제시했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소요된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병원 내부적으로는 해당 의료진들이 성실의무를 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유가족 측에서 변사신고와 함께 고발을 한 상황에서, 병원 측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법적으로 가능한 테두리 내에서 모든 소통창구를 열어두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검 정밀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과실 유무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합의금 제시 액수 등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의 사망과 관련해 병원 측의 과실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일반인이 이를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만약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남는 것은 소송뿐이다. 하지만 적잖은 소송비용과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유가족들은 지난 17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정 씨는 “민사적인 조정이나 중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의료행위에 있어 비전문가인 경찰의 수사가 의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대한의사협회의 자문을 받아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고 정확하고 공정한 조사와 과실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자문을 얻기 위해서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원활하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피신청인인 병원 측에서 조정신청에 응하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고, 이렇게 되면 결국 조정신청은 각하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관련 법령상 조정신청인이 피켓시위 등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조정신청이 각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조정신청이라면 병원 측에서도 적극 대응해 조정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