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수 맞지 않고, 간인 없는 투표용지 나와
시간 정해 문 잠그고, 아수라장 속 신분확인
2016년 이사장 선출을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

최근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 익산중앙새마을금고(이사장 김진성)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과정에서 투표수와 개표수가 맞지 않고 간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발견되는 등 선거관리의 총체적인 부실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선거 유효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합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앙새마을금고는 지난 4일 임기가 만료되는 대의원 120명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했다. 총 7개의 선거구로 나뉜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6,000여명.

현재 중앙새마을금고의 경우 이번에 선출된 대의원들이 2016년 차기 이사장을 뽑는 간선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차기 이사장 자리를 노리는 입지자들은 물론 조합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거를 준비한 중앙새마을금고 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먹구구식 선거관리 행태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나, 부정선거 논란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오전 9시 남창초등학교 다목적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실시된 선거는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기초적인 유권자 신분확인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투표자와 기표용지 수가 맞지 않고, 간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가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선거구별 선거사무를 총괄하는 선거회의 의장을 투표 현장에서 즉석으로 아무런 제한 없이 도장을 지참한 지원자로 선출해 선거관리를 맡겼고, 신분확인이 원활하지 않아 아수라장이 된 선거과정에서 간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 4장이 발견된 것.

또한 정해진 시간 내에 투표소에 도착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투표를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투표시간을 시작과 종료의 구분 없이, 선거구별로 투표개시 시각을 정해놓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투표소 내에 조합원들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어양동 주민센터에서 오전 9시에 치러진 제5선거구 투표에서는 선거인 수가 모자라 성원미달을 이유로 선거가 유회됐다.

당시 투표개시 시각인 오전 9시에 남창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았던 A조합원은 “9시 투표개시와 동시에 문을 걸어 잠가 조금 늦게 도착한 조합원들은 투표를 하지 못했으며, 9시가 돼서야 직원 한 명이 좁은 투표소 내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체 조합원들의 신분확인을 하기 시작하면서 투표소가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도무지 선거라고 볼 수 없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진성 이사장은 “현장에서 선거회의 의장을 선출하거나, 투표개시 시각을 정한 것은 현재 대의원선거규약에 규정된 대로 진행한 것”이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직원들이 이렇게 현장 분위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와 관련 불거지고 있는 부정선거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물론, 겨우 5~10분 정도 늦어 투표소에 들어가지 조차 못했던 조합원들 사이에서 적잖은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

조합원 B씨는 “시간이 되기 전에는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시간이 되면 문을 걸어 잠그고 조합원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선거는 처음 봤다”면서 “이는 2016년에 있는 이사장 선거를 겨냥해 특정 대의원을 선출하려는 부정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조합원 C씨는 “선거규약 자체가 그렇게 규정돼 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대의원들이 이사장은 선출하는 현재의 간선제는 부작용이 너무 커 직선제로 전환하고, 앞으로 선거는 공신력 있는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진성 이사장은 “지난 13일 이의신청이 접수됐고, 현재 진위를 파악하는 중”이라면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이사회를 통해 이번 선거의 유·무효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