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금강동에 위치한 익산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들어가기 위해 나락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줄지어 도로 한 차선을 점거해 혼란이 빚어졌다.

익산농협이 추곡수매 대란을 겪으며, 농민들의 혼란예방과 불만해소를 위한 대책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한 해 풍년 농사를 지어 놓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수매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난 5일 금강동에 위치한 익산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앞은 나락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장사진을 쳤다. 이날 마감되는 추곡수매에 한 가마라도 더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농민들의 발걸음이 새벽부터 이어진 것.

익산농협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풍년이 들어 지난해의 경우 필지(1,200평 기준) 당 60가마 정도 수확됐던 나락이 올해는 평균 15가마 정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약 3,000필지에서 생산된 나락이 대부분 추곡수매에 집중돼 대략 5~6만 가마가 초과될 것으로 예상한 익산농협은 지난달 26일 물벼수매를 조기 마감하고, 지난 5일 하루만 건조벼 자체수매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지난 5일 미곡종합처리장에는 추곡수매를 하려고 나락을 실은 차량들이 새벽부터 줄지어 늘어서며 도로 한 차선을 점거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익산-완주 간 4차선 도로와 미곡종합처리장으로 들어가는 농로도 나락을 실은 차량들로 가득 찼다. 한없이 차례를 기다리는 농민들 사이에서는 추곡수매 조기마감에 대한 불만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익산농협 조합원인 익산시농민회 서동선 회장은 “오늘 하루만 건조벼를 선착순으로 받는다고 통보돼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잠 못 자고 차를 대거나, 부랴부랴 큰 트럭을 돈 주고 빌려 나락을 싣고 온 농민들이 많다”면서 “익산농협 차원에서 가수요를 파악해 미리 추곡수매 가능 여부를 선별해 공지하는 등 사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농협 관계자는 “7,00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의 가수요를 예측하려면 직불금 지급 현황이 필요한데 개인정보를 이유로 익산시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직접 일일이 실사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수매물량을 전부 받지 못하면 입고증을 끊어 이후 처리장에 여유가 생기는 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는데, 다행히도 오늘 온 나락은 전부 받았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