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 심각.. 골든타임 확보 우려

각종 사고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시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하는 소방차량이 운행 중에 고장이 발생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7일 황등면사무소 앞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관할 지역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화기와 경보기 등 안전장비를 나눠주고 귀소 중이던 소방 펌프차량이 도로에 멈춰 시동이 걸리지 않은 채 40여 분간을 정차한 것. 이 차량은 내용연수를 6년이나 지나 익산소방서 측에서 내부적으로 교체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는 차량으로, 원인은 노후화로 인해 시동과 관련된 전자제품에 이상이 생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방차량을 운전한 소방관은 “매일 오전·오후 임무 교대시마다 차량 내·외부를 점검하지만, 이 같은 이상이 생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도중에 수리를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결국 화재나 사고 발생 등 긴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출동 중에 차량이 고장 나면, 별다른 대책 없이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간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재래시장 및 취약지역 소방 출동로 확보 캠페인이나 긴급차량 출동 장애요인 실태조사 등을 펼쳐왔던 익산소방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동 중에 소방차 고장이 발생하는 것은 무엇보다 노후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보다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노후한 소방차를 전면 교체하는 등 보강계획이 수립돼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익산지역의 경우 익산소방서가 보유한 총 40대의 소방차량 중 11대가 내용연수를 경과해 노후율이 27.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한 지지부진한 소방차 보강계획이다. 실제 익산소방서는 올해 상반기 1대의 구급차를 교체했으며, 오는 12월 2대의 차량을 교체할 예정이다.

소방차 보강은, 내용연수를 경과하거나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출동 횟수가 많아 수리비용 등 경제적인 부담이 과다한 경우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전북소방본부 차원에서 예산 분배를 통해 이뤄진다.

결국 내년 소방차 보강 또한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용연수가 경과된 노후 소방차의 일부만 보강이 이뤄지고 나머지 차량은 그대로 운행할 공산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소방서 관계자는 “내년부터 3년에 걸쳐 약 3,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순차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노후한 소방차를 보강하고, 고장이 생기지 않도록 소방차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상황을 지켜 본 지역주민 A씨는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화재 초동진압을 위해서는 소방차의 기동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소방차가 이처럼 출동 중에 고장이 나서 대체차량을 투입하거나 서행운전을 하는 등 골든타임을 놓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철주야 화재예방과 인명구조를 위해 땀 흘리는 소방관들의 노고는 이해하지만, 일반 차량과는 달리 소방차량의 경우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단의 보강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