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무시 무자격 발파 성행.. 올해 벌금 1회 및 지도·경고 4회 뿐
익산경찰서 담당 “규정 따른 시정요구에 불만터뜨리는 업체들 많다”

익산지역 석산에서 사용되는 화약류의 안전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약류 수불에서부터 운반, 발파작업에 이르기까지 규정을 지키지 않고 편의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는 관행이 이어져, 매우 심각한 불안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경찰에 따르면, 화약류 수불은 발파작업을 행하는 업체가 미리 경찰서에 필요한 화약량을 신고하면 이를 화약류 저장소가 있는 인근 낭산파출소에 통보하고 업체들이 낭산파출소에서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화약류 저장소에서 필요한 화약을 지급받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불은 경찰관 입회하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류상으로 확인이 가능할 뿐이어서 제대로 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편의에 따라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발파작업이 끝난 후에 잔여 화약류는 지체 없이 화약류 저장소에 반납해야 하나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업무를 담당하면서 화약류 관리가 부실한 점을 인지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점검과 수시로 불시 점검을 해오고 있다”면서 “책(규정)에 정해진 대로 해야 한다는 시정요구에 불만을 터트리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 경찰의 말에 따르면, 결국 그간 화약류 관리가 규정대로가 아니라 편의상 주먹구구식으로 허술하게 이뤄진 셈이다. 실제 낭산면 석천리에 위치한 화약류 저장소를 오가는 화약 운반차량 중 일부는 관련 법령상 규정돼 있는 기본적인 운반표지를 하지 않고 화약류를 운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법령은 주간에 가로·세로 각 35cm 이상의 붉은색 바탕에 ‘화’라고 희게 쓴 표지를 차량의 앞뒤와 양 옆의 보기 쉬운 곳에 부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화약류 저장소를 오가는 일부 차량들은 표지를 뒤에만 부착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화약류 관리가 기본적인 운반표지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 수불대장 관리나 잔여량 반납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발파작업에서도 화약류 관리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역에서 석재산업을 운영해 왔던 A씨는 “발파작업시 파편을 막기 위한 덮개는 물론 별도의 안전장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안전과 진동·소음을 줄이기 위해 순차적으로 발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면서 “심지어는 화약류 저장소에서 화약을 운반해 온 후 별도의 화약류 보관소에 보관하지 않고 땅바닥에 그대로 방치해 놓고 사용하거나 화약류 관리보안책임자인 화약주임이 없는 상태에서 무자격자들이 발파작업을 진행하고, 작업장 인근에서 흡연을 하는 등 매우 위험한 상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씨의 지적대로라면, 화약류 관리와 발파작업은 제대로 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이로써 인근 주민들은 화약 폭발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부터 11월까지 익산경찰서가 적발한 사항은 벌금 1회, 지도·경고 4회, 기타 시정요구가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화약류 관리 및 단속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지역 내 12개 업체를 일일이 관리하고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제보가 있다면 언제든지 불시 점검을 통해 규정에 어긋한 행위를 적발해 조치하고,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