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법변경 또는 현행 위탁처리 중 경제성 판단

주민들의 집단민원 제기에 따라 잠정 중단됐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가 결국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익산시가 기성 공사대금 및 손해배상액을 떠안게 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익산시는 공사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 발주를 위탁했던 한국환경공단 측에 이달 중순께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지난 7월 주민들의 집단민원제기에 이어, 8월 중순 공사가 중단된 지 4개월여 만이다.

공정률 20%를 넘어섰기 때문에 설계변경이나 공사 중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악취를 저감시키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 그간 주민 및 시공사와 협의를 펼쳐왔던 익산시는 결국 최종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계약해지 요청 공문을 받은 공단 측은 지난 23일 시공사인 코오롱환경서비스(주) 측에 공문을 전달했고, 이에 코오롱 측은 현재 현장 철수와 함께 기성 공사부분에 투입된 공사비와 4개월여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공사 수주를 위한 직·간접 투입비, 공사실적 누락이나 기업 이미지 등 무형의 매출 손실 등에 대한 비용 산정에 착수했다.

현재 공정률이 20%를 넘어선 단계에서 중단된 공사에 대해 코오롱 측은 비용을 산정해 계약 상대방인 공단 측과 정산 합의를 하고, 만약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코오롱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용은 아직 산정 중”이라면서 “원만한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마지막 수단으로는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후 사업 추진은, 건조연료화 등 공법을 변경하는 방안과 공사를 전면 백지화하고 지금처럼 하수슬러지를 위탁 처리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공법을 변경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는 현재 건립된 탈수동 등 기성 공사부분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지요청에 따라 기성 공사부분에 대한 대금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총 사업비 198억원이 투입돼 내년 10월 완공 예정인 이 사업은, 현재까지 발주를 위탁해 코오롱 측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한국환경공단 측에 130억원 가량이 지급된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를 발주한 공단과 시공사간 공사비 지급에 대한 부분이 정리되면, 이미 지급된 130억원 중 일정 금액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기성 공사부분에 대한 대금 지급과 공법 변경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 및 효율성 측면과, 현재 연간 34억원 가량 소요되는 위탁 처리하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두고 어느 방안이 경제적으로 우수한 지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용역보고서 조작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재 익산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