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시설·부실한 관리감독.. 비양심 부추겨

지난해 마지막 날, 함열 상지원 일대가 가축분뇨 유출로 인해 악취로 가득 찼다.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민원에 노후된 축사 및 처리장 시설의 개선과 효과적인 관리감독, 농가의 양심적인 분뇨처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상지원 일대에서는 인근 축사에서 가축분뇨 처리장까지의 하수관 파이프가 터져, 가축분뇨 5톤 가량이 유출됐다. 이로 인해 마을 일대에 두통을 야기할 만큼 악취가 진동을 했다.

이 일대는 한센인 정착촌으로 10여 곳에 달하는 농가가 돼지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일일 40~50톤 정도 발생되는 분뇨를 인근 처리장인 상지원과 우주원에서 처리하고 있다.

축사마다 10톤 규모의 저류조가 있어 이를 우주원에서는 차량을 이용해 분뇨를 수거하고 있지만, 상지원 측은 수거 차량이 없어 기존의 관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바로 상지원으로 유입되는 관로의 파이프가 터져 발생한 것.

상지원 측에 따르면 사고 이후 약 5통 가량의 분뇨가 유출됐고, 지난 2일 보수공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일대의 악취문제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마을의 한 축사는 돈분·계분 등의 물기를 짜 축사 한쪽에 적치해 지난해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 받았으며, 우기에는 분뇨가 넘쳐 유출돼 금강으로 유입되는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또한 11월에는 다른 한 축사가 자체적으로 정화 처리해 배출한 방류수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고발 조치됐다.

이렇게 끊이지 않고 있는 악취문제는 노후된 처리장 시설과 저류조, 안일한 행정, 그리고 이에 편승한 농가들의 비양심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국 열악한 농가 형편으로 인한 시설 노후화와 이를 지원하지 못하는 행정으로 인해 주민들은 분뇨 유출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한편,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야기되는 농가의 비양심으로 인해 악취가 창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A씨는 “분뇨 처리 및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익산시의 지원과 농가들의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공무원들이 나와서 보고 가기는 하지만,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는 것이 없다”면서 “보다 효율적인 관리감독 행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