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예산 부족 이유로 책임 ‘뒷짐’
추락위험 및 주거환경 침해요소 ‘다분’

춘포면 중촌마을 옆 제방 위에서 바라본 신설 교량 공사 현장 모습.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건설 중인 춘포면 구담교가 춘포면 도로로 이어지지 않고 제방 위에 회전교차로만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돼, 주민들이 안전문제 및 교통 편의를 이유로 직접 연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익산국토청 측은 국가하천 외 부지라는 이유로 익산시가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익산시는 예산 부족 및 교량 연결도로라는 점을 들어 국토청에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익산국토청이 착공한 ‘만경강 화전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에는 만경강 남단에 위치한 춘포면 구담마을과 춘포면소재지를 연결하는 구담교 신설이 포함됐다.

기존 구담교는 폭이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난간이 없어 해마다 추락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으며, 비가 많이 오면 수위상승으로 통행이 제한돼 이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익산국토청은 구담교 신설을 사업에 포함했고, 이곳을 출퇴근 통로로 이용하는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은 안전한 새 다리가 건설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한 익산국토청은 설계 과정에서 춘포면으로 통하는 도로개설 없이 기존 도로보다 4~5m 가량 높은 제방 위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만경강 남단과 북단 제방을 잇는 신설 교량은 현재 교각 14개가 대부분 설치된 상태로 공정률이 30%에 이르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회전교차로만 설치하고 연결 도로를 설치하지 않을 경우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고 인근 마을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큰 피해를 입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 모두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사업을 추진하면서 익산국토청이 사업설명 및 주민간담회를 완주군 삼례읍에서 진행한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새로 신설되는 교량 바로 옆 중촌마을 이장 최 모 씨는 “구담교 인근 지역에만 중촌마을을 비롯해 5개 마을 390여 세대가 있는데, 많은 주민들이 국가하천 부지라는 이유로 영농비만 받고 농지를 내놓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국토청은 주민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춘포면 연결도로 없이 제방 위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방 위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 인근 주민들은 야간에 자동차 불빛이 직접 비추고 항상 머리 위로 차량이 지나는 등 주거환경에 많은 침해를 받을 뿐만 아니라, 외지인이 교량 위를 고속으로 달리다 춘포면 도로와 연결됐을 것으로 착각하고 계속 직진하다가 제방 아래로 추락할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익산국토청은 제방 밑 춘포면 연결도로 부지는 국가하천 부지가 아니어서 익산시가 나서야 하고, 국토청 측은 할 일을 다 했다는 입장이다. 익산국토청 관계자는 “연결도로 부지가 사업 부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익산시가 시행해야 한다”면서 “이미 사업추진 과정에서 익산시 측과 협의가 된 상태이며, 익산시와 주민들이 원한다면 문제해결을 위한 자리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산시는 교량 연결도로라는 점에서 오히려 익산국토청 측이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제방 위에서 춘포면 도로까지 완화 곡선으로 70~100m 정도가 필요한데, 약 2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면서 “시는 예산이 없을 뿐더러, 교량 연결도로라는 차원에서 익산국토청이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익산국토청과 익산시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인근 주민들의 불만만 커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