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자 비교·검증 어려워.. 눈먼 선거 가능성 커
단기간 득표 위해 돈·조직 동원 과열·혼탁 조장 오는 3월 실시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 새로 적용되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이 예비후보등록제가 없고 선거운동이 13일간 후보자 혼자만 할 수 있는 등 선거운동에 제재가 많아 오히려 과열·혼탁선거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조합장선거는 농업협동조합법 등에 따라 합동연설회나 공개토론회 개최가 허용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시행된 위탁선거법이 처음 적용되는 이번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이러한 행위들을 일절 불허하고 있으며, 후보자등록 이후 선거일 전까지 후보자 혼자만의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유권자 입장에서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실질적으로 후보를 검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그동안 ‘돈 선거’로 점철돼 온 조합장선거가 더욱 과열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바 제2의 지방선거라고 불리는 조합장선거는 일반 공직선거와 달리 유권자 수가 적어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할 뿐더러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면대면 접촉을 통해 후보자와 유권자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각종 비방과 흑색선전 등 과열 혼탁으로 흐르는 경향이 짙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지난해 위탁선거법이 공포돼 시행됐지만, 각종 제한이 많고 이번 선거 일정상 13일간 후보자 혼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단기간 다수득표를 위해 돈과 조직에 기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익산지역에서는 농협 14곳과 산림조합 1곳 등 총 15명의 조합장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수만 3만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5명의 입지자들이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익산농협을 비롯해 금마농협, 망성농협, 왕궁농협 등에서 5~6명의 입지자들이 나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투표 당선이 예상되는 황등농협을 제외하고 익산원예농협과 익산군산축협, 산림조합, 오산·북익산·삼기·성당·여산·서익산·낭산농협 등에서도 2~3명의 입지자들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후보 예정자들은 후보자등록 마감 다음날인 2월 26일부터 선거 전날인 3월 10일까지 13일 동안 후보자 혼자만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해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지역 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한 후보자는 “깨끗한 선거 관행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제공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지역에서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가지는 유권자가 많은 반면, 예비후보자 제도나 토론회, 연설회가 없어 후보들 간 공약 비교·검증이 어렵다는 말들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농협 관계자는 “후보자 본인만 가능한 13일의 선거운동 기간 중 수천 명의 유권자에게 명함이나 제대로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규모와 관심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인 위탁선거법으로 인해 눈먼 선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3월 실시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선거인명부를 작성하고 2월 24일부터 25일까지 후보자등록, 2월 28일 선거공보·벽보 제출, 3월 1일 선거인명부 확정, 3월 3일까지 투표안내문(선거공보 동봉)을 발송한 이후 3월 11일 투·개표가 실시된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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