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평생직장에 대한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 이직과 제2의 인생설계에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삭막한 도심보다 탁 트인 농촌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은퇴 후 제2의 인생에 대한 한가지 선택지로 '귀농'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은퇴 후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시점에서 귀농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보통일 테지만, 금마면의 한경자 씨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귀농을 시작해 어느새 2년차에 접어들었다.

귀농하기 전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의 협력업체에서 검수원으로 근무한 그는 신입직원 교육을 맡을 정도로 인정받는 인재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부모님의 일을 돕는 과정에서 농사를 처음 접하게 됐고, 결국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 귀농을 결심하고 재배한 작물은 바로 딸기. 한경자 씨는 "많은 작물 중 딸기를 선택한 것에 큰 이유나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작은 면적으로도 재배가 가능하고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장점에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올해로 귀농 후 두 번째 수확을 하고 있는 한경자 씨는 비록 경험에 있어선 아직도 초보농사꾼이지만, 특유의 꼼꼼함과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금마면의 딸기 작목반에서도 가격을 가장 높게 쳐줄 정도로 품질에서 만큼은 초보가 아닌 고수의 향기가 난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한경자 씨의 귀농도 처음부터 술술 풀리지 않았다.

한경자 씨는 "아무런 준비 없이 귀농을 하다 보니 정보 부족, 경험 부족으로 인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며 "그러면서도 과거 검수원으로서 일하며 요구되던 꼼꼼함과 섬세함이 딸기 농사에서도 그대로 적용 돼 적성과 잘 맞는 것을 알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열심히 일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믿음을 갖고 달려온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이야기 한다. 아울러 "익산시 농업기술센터의 도움도 아주 컸다"며 감사를 전했다.

한경자 씨는 성공적인 귀농생활을 위해 "욕심을 버려라" 라고 말한다. 귀농인 대부분이 처음부터 퇴직금을 털어 대규모 농사를 시작하는데, 농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처음부터 대규모 농사를 시작하다보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경자 씨는 “처음에는 욕심을 줄이고, 투자금을 최소로 해 작은 규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이어 "익산시는 귀농인에 대한 지원정책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농업기술센터와 같이 귀농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으며 점차적으로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며 귀농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앞으로는 기존의 토설재배 방법을 고설재배로 바꾸고 규모도 조금 더 확장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100% 친환경 딸기 수확을 목표로 더욱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는 2년차 초보 농사꾼 한경자 씨의 각오 속에 농촌도시 익산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