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닭고기를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닭고기로 속여 판매해 온 업체가 적발됐다.

낭산면에 소재한 G업체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친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 닭고기를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닭고기로 거짓으로 표시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그동안 판매해 온 거짓 닭고기는 무려 906톤, 시가 53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체의 일반 닭고기를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닭고기로 알고 구매한 곳의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초·중·고등학교이거나 유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라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지원장 류평식, 이하 ‘농관원’)은 지난달 27일 G업체 대표 K씨와 직원 Y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같은 혐의로 직원 5명을 형사입건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K씨는 1년간에 걸쳐 일반 닭고기 1,831톤과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닭고기 146톤 등 총 1,977톤을 구입한 후 닭고기 포장재에 마치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처럼 거짓표시 한 다음, 일반 닭고기를 포장하거나 일반 닭고기와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닭고기를 섞어 포장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전국 30여개의 친환경학교급식 대리점을 통해 수천여개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일반 닭고기를 친환경 무항생제 닭고기로 포장 작업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하고, 관계기관의 점검에 대비해 관련서류를 거짓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K씨는 소비자·유통업체 등이 일반 닭고기와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닭고기의 육안 식별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닭고기를 속여 판매한 것이다.

이에 농관원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10개월에 걸친 오랜 시간동안 피의자신문 26회, 참고인조사 8회, 압수수색영장 집행 2회, 수사보고 113회, 검사 수사지휘 8회 등 무려 4,000여 페이지의 기록을 만드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수입산 닭고기를 국내산 닭고기로 거짓 표시해 판매한 정황이 포착돼, 앞으로 농관원은 원산지표시 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관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구속수사 등 사법경찰권을 적극 행사해 조류독감(AI)·사료값 인상 등 어려운 여건에도 묵묵히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사육기준에 따라 성실히 영농을 하고 있는 수많은 닭 사육 농가와 안전한 농식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들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수입산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현장을 목격하거나 원산지표시가 의심스러울 경우, 부정유통신고전화 1588-8112 또는 농관원 홈페이지(www.naqs.go.kr)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