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수용재결.. 주민 마찰 및 사업추진 난항 예상

“국토관리청에서 실시하는 진입도로 확포장 사업에 집과 하우스가 들어갔다. 북부시장 노점상까지 하면서 20년 동안 하우스 농사를 지어왔다. 지금까지 부채를 얻어가면서 농사를 지어 오다가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학교급식에 납품도 하고 멜론도 심어서 도로에서 장사를 해 형편이 조금 좋아졌다. 2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이곳에 젊을 다 받쳤는데 보상가를 보니까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제 안정되려고 하는데 투자비용도 주지 않고 나가라고 한다. 정말 잘못된 평가다. 투기를 위해 바친 것도 아닌데 형편없는 보상가를 받고 나가라고 하니까 폭폭하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진입도로 확포장 공사를 앞두고 사업주체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협의매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인근 주민들이 보상가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 공사는 왕궁면 동촌리와 동용리 일원 익산 IC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4~6차선으로 확포장하는 공사다. 이로 인해 보상해야 할 토지는 총 236필지. 보상해야 할 토지주만도 150~170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에 익산국토청은 도로와의 거리나 면적 등을 고려해 보상가를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토지 보상가가 현재 실거래가에도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전에 거래되던 수준보다도 낮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농사를 짓고 싶어도 보상받은 돈으로 농지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주대책을 마련하거나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주장에 따르면, 실제 5년 전 15만원 이상으로 거래되던 도로 옆 토지에 대해 익산국토청이 제시한 보상가는 12만원 선이다. 감정평가를 받아 보상가가 책정되더라도 그 액수가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생계수단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익산국토청은 설명회 및 보상심의회 등을 통해 이미 충분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대로 보상가를 높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협의매수에 나서면서 이미 그 이전에 주민들과 익산시청, 감정평가사 등이 함께 보상협의회를 구성해 설명회와 보상심의회 등을 거쳤다”면서 “오는 3~4월까지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용재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대책위원회 소길영 위원장은 “일부 토지주들이 협의매수에 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외지 사람들이고, 이곳에서 수십 년 농사를 지어온 주민들은 막막한 생계 걱정에 토지 매수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도 익산시는 주민들의 생계대책 마련이나 보상가 협의가 아니라, 기업 유치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