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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부실시공 정황.. 청천벽력

▲ 건물 내력벽 누락, 집안 곳곳 물난리

준공 7개월여 만에 “못살겠다” 이주

보수보강 입장만 고수.. 제자리 걸음

서류만으로 준공한 市.. 무책임 일관

지난해 8월 준공된 신동 A아파트가 심각한 하자로 인해 일부 세대가 임시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상황에 처하는 등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준공된 지 겨우 7개월여 만에 곳곳에 부실시공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일부 입주민들은 근원적인 문제해결 및 보상을 원하고 있는 반면, 시공을 맡았던 금호건설 측은 주민들의 의견과는 달리 일단 보수보강을 실시하겠다는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해당 아파트 입주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부 세대의 건물 외벽이 도장은 물론 콘크리트조차 제대로 마감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내력벽이 누락된 상태다.

실제 14층에 살고 있는 B씨 세대 외벽의 경우, 외벽 모퉁이에 직경 50cm, 길이 1m 가량의 구멍이 뚫려 있어 녹슨 철근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노출돼 있고 실내에서 벽을 손으로 두드려보면 안이 텅 비어 있는 것처럼 소리가 울려 이 같은 부실시공의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또한 8층에 입주한 C씨의 경우에는 같은 라인 13층의 주방 오수 배관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건물 내부 어딘가에 고여 있던 물이 새어나오면서, 입주 당시부터 주방은 물론 집안 곳곳에 심각한 악취가 나는 오수가 바닥 틈을 통해 흘러나왔고 곰팡이가 생겨났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가 지난 2월 15일에는 아래층인 7층 천장에서 물이 줄줄 새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2월 6일 입주한 C씨는 입주 열흘 만인 15일에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를 한 순간에 잃고 다시 이사를 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천정부터 물이 새기 시작한 7층의 D씨 또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같은 시기에 이미 이사를 한 상태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따르면, 이와 같이 현재까지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하자로 인해 임시방편으로 이사를 한 세대가 5~6곳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입주 초기의 단순 하자로 치부하기에는 현재까지 드러난 공사 정황과 입주민들의 피해 상황이 심각해, 시공사 측의 근원적인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주민 B씨는 “내력벽이 누락된 것은 단열재인 스티로폼에 도배만 한 꼴”이라며 “허점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시공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땜질식 보수보강이 아니라 대물변제든 계약해지든 입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C씨는 “1~2년 살려고 평생 모은 돈을 가지고 입주한 것이 아닌데, 온통 악취와 곰팡이 투성이인 내부가 보수보강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D씨도 “새집이 하루아침에 헌집이 될 판인데, 근원적인 문제해결 및 보상은커녕 한 달 넘게 하자보수 얘기만 하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금호건설 측은 입주민들이 계약해지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보수보강에 응하지 않고 있어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익산시청에 정식으로 민원이 제기된 이후,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업체 및 감리단의 의견을 들어 보수보강 의견을 제시한 금호건설 측 관계자는 “부실시공이 아니라 하자이기 때문에 보수보강 의견이 나온 것”이라며 “금호 측은 1차적으로 보수보강 의견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일부 입주민들이 계약해지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보수보강을 거부하는 등 협상에 대한 의지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호건설 측이 제시한 보수보강은 안전진단업체 전문가가 직접 현장에 나와 확인한 것이 아니라 현장사진만을 보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사태파악이 요구된다. 특히 해당 입주민들은 금호 측의 전문가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보수보강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대물변제나 임시로 이사를 한 세대에 대한 이사비용 등 입주민들에 대한 적정한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준공권자로서 익산시 또한 책임을 지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면책임감리로 인해 부실시공 등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해당 감리단이 지고 있지만, 준공과정에서 시는 직접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서류상 문제없음을 이유로 준공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면심사를 통한 종합적인 판단 하에 준공됐다”면서 “현재 시공사 및 감리단 측에 드러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상태이며, 명백한 부실시공이 드러나면 고발조치 등 제재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