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화동 주단골목(허영근 약국 앞부터 보화당 한의원 사거리까지)

한복가게 잇따른 폐업, 마케팅 부재

익산시가 균형있게 발전하기위해서는 도심공동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도심재생프로젝트'를 정책적으로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는 익산도심의 재창조를 이루는 수준에서 대두되는 전제 조건이다. 소통신문은 구도심 재생프로젝트의 시작점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중앙(창인)동, 평화동, 인화동의 3개권역의 구도심 거리 환경(공공디자인)과 특화골목 만들기를 중심으로 동네의 역사를 살펴본다.<편집자>

익산시 인화동 허영근 약국 옆에서 남부시장으로 통하는 골목은 익산시 상징거리 중의 하나인 한복거리이다.

늘어선 대형 주단 가게들은 전국에서도 그 크기가 제일 크고 다양한 종류의 한복들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협승창, 덕순흥, 유성동 등 주단 가게를 비롯해 의상부속품을 파는 상점 등 50여개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만 해도 인화동 주단 골목은 한복의 중심지로 정읍, 군산, 김제, 강경, 논산 등 주변 지역에서까지 와서 물건들을 구매 할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구도심 외곽으로 영등동, 부송동 등 신흥도시 개발지가 생기고 남부시장이 쇠퇴해 가며 원협과 수산시장도 목천 농수산 도매시장으로 옮기면서 주단골목의 상권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익산시에서 2009년 상징거리 사업으로 전신주를 없애는 지중화 사업과 허영근 약국 앞에 표지판을 세워 놓았지만 시대와 소비자의 흐름을 돌려세울 어떠한 거리 마케팅은 없었다.

인화동 주단 가게들의 모임인 주단협회 고신해 회장은 "40여 년 전 화교들로부터 시작한 한복거리는 한복에 대한 젊은이들의 외면과 대여점의 등장, 더불어 골목 주변상권의 환경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상권이 더욱 위축됐다"고 말했다.

남부시장의 변화는 한복거리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남부시장의 구조가 신축공사를 통해 닫힌 구조로 되어 골목 노점상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상권의 모습에 활기를 잃어버리고, 주변 의상수선 집, 고무신 가게, 먹거리 상점 등이 차례로 줄었으며 가구, 그릇, 양복점 등 혼수 관련 업체들이 골목에 입점하지 않아 한복이라는 상품하나로는 한복거리의 활성화를 바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80년대 말까지 남부시장 내에 청과물, 수산물 공판장까지 있어 새벽부터 과일 채소 생선 등의 경매가 열려 주변 상가인 한복거리까지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고 한다.

시어머니와 함께 결혼식 전에 한복 거리에서 혼수인 한복을 맞추어 입었다는 50대 한 아주머니는 "다양한 종류의 한복감들이 있고 바느질 솜씨 좋아 내명년에 아들을 장가보내면서도 한복과 이불을 이곳에서 구입하려고요"라고 말했다.

인화동 한복 거리 주변엔 남부시장과 옛 화교학교와 3.1운동 기념비가 있고 주현 천주교 성당, 보화당 한의원이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1919년 익산(이리)지역에서 전개된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하여 만든 3.1운동 기념비이다. 1919년 4월 4일 이리장날을 기하여 문용기, 박영문, 장경훈, 박도현, 서정만 의사 등 수 천명이 일제만행을 규탄하여 만세운동을 하다 10여명이 순절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에 한복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전통과 역사를 배우게 하는 상징거리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화동 한복 거리는 남부시장과 함께 더불어 상권을 형성해야만 하기에 남부시장 현 건물과 주차장을 활용하여 다문화 가정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예식장을 만들고 수예점, 의상실, 수선집들이 입점 할 수 있는 상권의 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5년만 지나면 과거의 명성뿐 아니라 현재의 실체까지 사라질 수 있는 인화동 한복 거리는 점포주들과 함께  익산시가 꾸준하게 협력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거리행사를 만들어 내어야 사람들이 다시 찾는 활기 있는 상권이 재탄생 할 것이다. 한복거리를 알리는 입간판, 청사초롱과 지중화를 통한 거리미관 조성만으로 상권의 회복 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인화동 주단협회 고 회장은 " 남부시장 통에 예전에 섰던 5일장이 다시 열리고 혼수 관련한 여러 업체들이 한복 거리에 입점하여 혼수를 한 번에 다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익산시와 주단골목 점포주들,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힘과 지혜를 합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얻으면 한복거리 상권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익산시 상징거리와 지역의 상가나 상권들이 만든 명동거리등 지역 거리문화가 하나하나가 각자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권역을 나누든지 4계절로, 권역별로 거리협력의 공동에 축제나 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프로그램과 구도심 재생의 프로젝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