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속 역사를 안고 서민과 함께, 보존과 개발의 문제

4회에 걸쳐 연재한 ‘구도심재생이 익산발전을 이끈다’에서 중앙, 창인시장과 구 뉴타운 앞 사랑의 거리와 청소년문화 거리를 빼놓은 것은 명동거리 등 지역의 상권 거리와 하나로 등 상징거리에 대한 새로운 연재를 위해서이다. 소통신문은 익산시 상징거리와 지역의 상가나 상권들이 만든 명동거리 등 지역 거리문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다. <편집자 주>

익산시 중앙동(갈산동) 구 성결교회 옆 새싹유치원 앞에 가면 슬레이트 지붕을 이고 100년 세월을 버겁게 버티고 있는 일명 ‘아홉가구’의 골목이 있다.

1998년 중앙동으로 통합된 갈산동은 새롭게 난 몇몇 소방도로를 빼면 6,70년대 우리의 골목 정취를 고스라니 보여주고 있고, 1910년 일제시대 집들도 한두채씩 눈에 띄는 곳이다.

‘아홉가구’는 일본이 대한민국을 침탈한 후 형성된 곳으로 생계가 어려웠던 사람들이 빈터에 초가집을 짓고 아홉 가구가 웅기종기 살아서 불려진 별칭으로 현재까지 동네사람들에 의해 불리어 지고 있다.

일본 침탈 후 형성

시멘트와 슬레이트로 1960년대 개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 ‘아홉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바뀌었지만 영세민으로 다섯 집이 남아 있는데 건물은 소유되고 있지만 땅은 소유주가 남성학원으로 년 7~80만원의 세를 주고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운 이곳 영세민들은 세를 못 내고 있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박종율(83세)할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전한 용사로 국가유공자의 지원금으로 살고 있어 땅세를 못 내고 있다”며 “이곳 아홉가구가 재개발 되어도 건물 보상비로는 어디 가서 살 수 없으니 그냥 지붕 슬레이트라도 바꾸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삯월세도 못내는 우리 이웃

근현대사의 주거양태와 골목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아홉가구’는 구도심 재생과 도시재생의 대상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또 다른 보존과 개발의 문제도 있다.

중앙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100여 년 개발에서 소외와 외면을 받아온 ‘아홉가구’가 익산 근현대역사의 증거물로 교육의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가옥과 골목을 그대로 살리고 집의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현재 사람들이 살았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아홉가구’의 변화는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개발과 질적 변화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느끼고 배워야 할 근현대사적인 감성과 도시적 모습은 보존되고 지역공동체의 문화로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근 현대사적 감성을 살려 지역공동체 문화로 가꿔야

한편 ‘아홉가구’보다는 세월이좀 더 현대로 다가서는 인화동 2가 ‘55번지’는 1945년 해방이후 적산가옥인 창고 부지를 반으로 나누어 4~5평정도의 주택으로 개조하여 살았던 곳이다.

50여년을 이곳 55번지에 들어와 살고 있다는 70대 한 할아버지는 "익산이마트 앞 제일아파트가 들어서면서 55번지도 함께 개발하려 했으나 보상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로 예전 상태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인화동 ‘55번지’는 4~5평에서 12~13평 규모의 가옥들로 40여 가구의 영세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으로 평범한 성인 두 사람이 걸어가면 겹쳐지는 골목 2개가 형성되어 화재나 기타 재난에 관리가 어려운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연탄 난방 불가피한 현실

해방이후 어려운 사람들이 살고 또 어려운 이웃들로 교체된 인화동 2가 ‘55번지’는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집이 4~5가구나 되는 영세민 밀집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옥이나 땅이 사유재산으로 되어 있어 재개발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도시재생의 영역에서 인화동2가 ‘55번지’는 지역공동체의 복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역구 시의원인 김용균의원은 "인화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속에 갈산동 ‘아홉가구’와 인화동2가 ‘55번지’도 놓여 있고만 상하수도가 다 들어가 있으며 전기 등 주민편익시설도 포함되 있어 국토부의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국토부나 익산시와 계속적인 접촉과 문제 제기를 통해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