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자신이 뿌린만큼 거두고, 한 만큼 그대로 받아요. 나쁜 일을 하면 나쁜 일을 한 만큼 받고,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을 한 만큼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일만 하고 살고 싶습니다."

군산 구암동에서 태어난 정경숙(55)씨. 정씨의 현재의 베풀고 나누는 삶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운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시절 외삼촌이 학교에 강당을 기증한 사실을 엄마로부터 듣고 "나도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한 생각이 오늘날까지 매 순간 그녀의 삶에 뿌리를 내렸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직업이 간호사였고 타고난 백의의 천사인 나이팅게일의 삶을 선택한 것이 익산에 둥지를 틀게된 기반이었다. 당시 간호부장이 자신의 남동생을 소개시켜 만나 연분이 된, 교편 생활을 하던 지금의 남편을 따라 익산으로 옮겨오면서부터 그녀는 익산사람이 되었다.

▶ 봉사단의 여성 리더

정경숙씨의 봉사활동이 처음부터 리더십을 발휘한 것은 아니었다. 봉사하는 생활이 쌓여 넘치다보니 드러난 것이다. 정경숙씨가 '남중동아름다운자원봉사단'의 단장이 되기 이전까지는 지역사회의 숨은 봉사자였다.

북부시장 장날이면 그녀는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다니다 어르신들의 무거운 짐을 실어다주곤 했다.

아주 부유하지 아니하고 소외된 신동과 남중동 지역에 살면서 눈에 보이는 어려운 이들에게 쌀을 10여가구씩 나누다 시작된 그녀의 봉사활동의 삶은 주변에 알려져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한 둘 이상 모였고, 이제는 지역 인사들과 함께 하는 봉사단이 되었으며 그 봉사단은 지역사회 후원인들의 사회조직이 되었다.

남중동아름다운자원봉사단은 정경숙씨와 뜻을 같이하는 남성타일 사장, 그와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연쇄적으로 함께 모이기 시작해 꽃집에는 꽃을, 책방에서는 책을, 젓갈집에서는 젓갈을 기부하고, 건설회사 사장은 기부금을, 주민자치위원장도 힘을 합했다.

그들이 모이면 집수리는 기본이다. 보일러 수리봉사를 해주러 갔다가 이불이 없는 것을 보고 옥돌장판까지 나눠주고 돌아온 그들이다. 그들에게 설날 고급 제수음식은 있는 사람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가난한 사람들과 차상위계층의 사람들 30여 세대에 고급 제수음식을 나누었다. 봉사단원들이 이병기 선생 생가를 찾아 하는 청소는 그들의 익산 문화에 대한 애정 역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일단이다.

▶ 행복나눔마켓의 주역, 부위원장 정씨

"사회에 기부와 봉사하는 문화가 깊숙히 뿌리내렸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지도층이 먼저 봉사해야 합니다. 그들이 봉사하는 문화를 이끌면 사회에 밝은 문화가 확산되어 멀리 퍼져나갑니다."

정경숙씨는 "익산이 나눔과 기부문화가 많이 확산되어 따듯한 도시, 선진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가장 위대한 사람은 가장 베푸는 사람이라는 지론을 펼치며, 행복나눔마켓 운영위원회의 대부분 회원들은 주로 기부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경숙씨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운영위원들이 주가 되어 기부하고 지역사회의 기업이나 단체, 개인들이 하나 둘씩 기부한 물건들은 장애인이면서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된 이들의 생필품으로 나누어진다.

그녀의 기부생활은 많이 가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먹는 것, 입는 것 아껴가며 기부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녀는 거의 불을 때지 않고 산다.

지난 2006년 사랑의집짓기를 할 때 그녀가 200만원짜리 냉장고를 기부한 적이 있지만 본인은 정작 25년 전 결혼 당시의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었다. 

▶ "지식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요"

정경숙씨는 공부하면서 활동하는 여성활동가이다. 지역사회 환경에 관심을 갖고 우석대학교 조경학과를 편입하여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 박사과정에 있다.

조경학은 단순히 나무만이 아닌 도시와 농촌 간의 도시개발과 시골 재생에 관련된 학문이다. 정경숙씨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할 수 있는 개발계획을 세우고 생태와 환경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를 적용하여 익산을 위해 환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녀는 전문지식마저도 사회를 위해 쓰고 싶어한다. 그녀의 익산에 대한 애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익산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이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익산 시내버스 무료환승제도를 처음으로 제안하여 도입하게 했다.

통장임기제도 도입, 다문화가정운동, 의정활동 등 그녀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로서의 역할은 분명 그녀의 탁월한 여성지도자 리더십 마저도 익산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항상 감사하면서 사는 익산의 여성 리더

정씨에게 인생 살면서 가장 기뻤던 일에 대해 묻자 "항상 감사하며 사는 거예요"라고 대답한다. "하루도 감사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베풀면서 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신랑과 가족과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모든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다는 그녀는 분명 익산 여성들의 따듯한 어머니이자, 언니이자, 친구로서 우리의 가까운 존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상 긍정의 삶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삶이 익산의 모든 여성들에게도 전파되어 나눔과 기부와 베품과 긍정의 사고를 통해 참으로 행복한 도시 익산을 기대해본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