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관내 전기업체 대부분이 고용하지 않은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한 것 처럼 허위로 신고, 탈세와 불법의 온상으로 전락한지 오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주무관청인 세무서와 노동부는 이를 거의 방치하고 있어 '세금포탈'과 '허위 고용신고'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제도적 모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일용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장에서 의무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토록 하는 법을 시행했다. 특히, 노동부가 인정하는 일용직 노무비는 10만원으로 한정되어있다. 하지만, 노동현장의 실제 일용직 노무비는 13만원이다. 이로 인해, 원청회사는 하도급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 일용직 노무비를 노동부가 정한 기준(10만원)에 맞출 수 밖에 없어, 하도급 업체는 과도하게 지출된 인건비를 짜맞추기 위해 고용인원을 부풀려 허위로 신고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노동부 관계자는, "이렇게 상습적으로 허위신고하는 업체가 너무 많아 대처 방법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전기업체들은 애꿎은 4대보험료만 억지로 부담하는 셈이고, 노동부는 고용률을 높이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이런 부조리한 제도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방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노동현장에 없었으면서 일용직 근로자로 명의를 빌려 준 당사자들은 실업급여를 청구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또, 고용사실을 허위로 신고했다가 적발된 업체는 최고 300만원 이하의 벌금만 물면 돼 당국의 단속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세무 당국 역시 이같은 탈세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신고가 있을 경우에만, 해당회사를 단속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법인의 경우 수입 대비 지출경비가 많을 경우 법인세를 적게 내는데, 전기업체들은 이 법인세를 포탈하기 위해 지출경비 명목으로 인건비를 계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익산시 관내 H전기업체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일하지 않은 3명을 일용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노동부에 허위 신고를 했다. 이 업체는 이들 노동자 1인당 8만원씩 총 83일을 지급한 것으로 허위 신고하여 1인당 6백64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속여, 83일동안 총 1천992만원의 인건비 지출에 상당한 세금을 포탈한 것이다. 

한편, 한국전기공사협회 전라북도지회는 이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이를 제제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장치가 없고, 일부 악덕업자들의 때문에 전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