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라북도의 교과성적이 전국 꼴찌를 기록해 불명예를 안게 된 가운데, 익산시 관내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재량휴일이 학생중심이 아닌 교사들 중심으로 사용되면서 익산시 관내 초등학교교사들을 위한 휴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익산시 관내 10여개 초등학교는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목)과 7일(금) 양일을 재량휴일로 정하고 총 5일간의 연휴에 들어갔다. 또 이들 학교는 재량휴일을 '가정체험활동, 효도체험일로'정했지만, 실제로는 학부모들에 부담을 주고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이들에 '홀로체험시간'을 강요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번 연휴로, 익산시 관내 2,5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집에서 보냈다.

학교장 재량으로 지정하여 실시할 수 있는 이 재량휴일은 당초 학생들이 가족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주간이나 국경일 전후에 학부모들의 가정생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번 6일과 7일의 경우 이틀이나 되는 평일을 교장들과 교사들이 자신들의 휴일을 위해 무리하게 강행, 결국 교사들 실속만 챙겼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익산시 관내 D초등학교는 6일과 7일 양일을 효도체험일로 정하고 총학생 수 708명을 대상으로 재량휴일을 보냈다. 관내 61개 초등학교 가운데, P초등학교의 경우 403명이, F초등학교 404명, B초등학교의 경우 717명, S초 94명, M초 24명 Y초 32명 등 총 2,500여명이 '재량휴일'의 미명아래 휴일로 지내야 했고, 이들의 부모들은 학생들 때문에 모든 일정을 변경해야 했으며, 이들 학교의 교사들은 5일의 연휴를 만끽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D초등학교의 경우 6일에는 학교에서 점심 제공과 도서실 개방, 인형극프로그램을 준비해 100여명이 참여했고, 7일에는 여타 프로그램이 없이 약 20여명의 아동이 학교에서 교사와 함께 지내긴 했지만 이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집에서 지내야만 했다. N초, W초등학교 등은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6일에는 개교기념일, 7일을 재량휴일로 정해 이 학교 역시 5일간의 연휴를 가졌고, W초와 O초의 경우 어린이날 이전일인 4일이 개교기념일이어서 3일(월)을 재량휴일로 정해 연 4일을 휴일로 보냈다.

특히 이번 재량휴일에 대한 비난이 거세어 지는 것은, 그 다음주 금요일이 교육자의 날로 휴일일 뿐만 아니라 그 다음주는 석가탄신일이 금요일인데 다음날 놀토로 이어지는 등 5일 연휴 이후에도 연휴가 3주 연속 이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사들은 5월 한달 동안 총 12일의 휴일을 가지게됨으로 인해 거의 절반을 휴일로 지내게 됐다.

이에 대해 D초등학교의 관계자는 "2010년 초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정한 사항이고, 재량휴일에 대해 국경일을 전후해서 실시하고 가정주간 전후에 하도록 되어 있는 지침을 따라 실시했을 뿐이다"며, "수업일수에도 침해 없고,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별다른 프로그램 마련없이 재량휴일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Z초의 경우는 이런 가운데서도 당초 5월 6일과 7일을 재량휴일로 정했다가, 지난 1월 '2010년 시.도 교육청 1차 상시평가' 결과 전북이 전국에서 꼴찌 성적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아이들의 학력문제가 있다는 여론을 수렴해 재량휴일을 취소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들이 평소에도 4시에 칼 퇴근해 사회적 괴리감을 시민들에게 줄 뿐만 아니라 방학도 두번이나 지내면서 충분한 휴일을 가지는데 해도 너무 한다"면서, "방학 중에도 남들은 다 일하는데 연수다 뭐다해서 충분히 알게 모르게 쉬면서 너무 자신들의 잇속만 생각하는 행태가 아니냐"고 비난하고, "전북이 전국에서 업무평가나 상시평가 결과가 꼴찌인 이유는 바로 교사들의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으로 교사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