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행복 보금자리
하얀천사 서지온 이사장

병원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처음으로 서지온(48세) 이사장이 한 말이다. 우석노인전문병원 서지온 이사장은 그렇게 겸손했다.

그의 겸손 때문인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와 함께하는 직원들의 따듯함이 몸으로 스미었고 병원은 환자들에 맞추어 최고급 단장을 해 집보다 깨끗하고 우아하다.

"이곳을 안내해드리자면, 의료와 복지의 복합체입니다. 이곳에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없는 것이 없어요. 이곳 우석노인전문병원은 글자그대로 병원입니다. 아프면 곧바로 진료가 가능합니다. 병원이면서 동시에 요양하고픈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원도 있습니다. 거동이 가능하여 퇴원하거나 병원에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노인재가복지센터도 있답니다. 집에서만 있다보면 심심하신 분들을 위해서는 또 노인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도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의료와 복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곳이 바로 우석노인전문병원입니다. 어르신 건강과 복지에 관한 모든 것이 저희병원에 오시면 해결됩니다."

서 이사장의 "의료와 복지의 모든 면을 다 갖추고 있다"는 병원 자랑에는 힘이 들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1999년 4월 개인병원을 시작으로 서 이사장은 익산시 목천동 53-3번지에 자리를 틀고 병원을 시작했다. 2002년 8월 의료법인 온누리의료재단으로 병원을 법인전환하면서 처음부터 이곳은 노인들을 위한 노인전문병원이었다.

"병원을 시작하면서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은 줄을 몰랐어요." "행려자 등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받다보니 진료비 체불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다 보니 재정적자를 겪을 수 밖에요. 결국 병원을 운영하는 데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나누는 삶으로 인해 지금은 제가 가난하지만, 하늘나라에서는 아마도 제가 제일 부자일 겁니다."

의료봉사와 지역사회 위한 병원

평소 독실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우석노인전문병원은 목천우석병원으로 시작한 이래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던 저소득층 환자들을 이사장의 사재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찰서와 각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사들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협조요청을 해올 경우 행려자 등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해결사로 자처했다. 이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밀집지역과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설립 이래 11년간 의료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우석노인전문병원은 지역사회 일에 우선한다. 지난 13일부터 내린 폭우에도 20여명의 직원이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병원은 농촌순회 봉사활동, 대한노인회 진료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익산시에서 주관하고 있는 건강지킴이 축제,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익산시민건강걷기대회 등에 참여하여 시민에게 무료진료와 검사 등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기적의 병원

서지온 이사장은 기적을 믿는다. 간호사 출신인 서 이사장이 서천에서 의사인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를 운영하던 시절 단한번의 제왕절개 수술이나 유산 없이 모든 산모가 자연분만을 했다. 그를 찾은 모든 이가 행복했고 병원을 찾는 이가 많았다. 당연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되었고 그의 전 재산을 지금 운영하는 우석노인전문병원에 담았다. 그녀는 "병원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병원은 그의 삶 자체였다.

"조기석씨라는 췌장암 환자가 있었습니다. 암이 심해 코에까지 번졌고 냄새까지 심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완치되어 퇴원했습니다. 또 한번은 제초제를 마시고 신장이 망가진 환자가 있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면서 성경책을 읽었고, 이후 그는 현재 황등에서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또 한번은 농약먹고 와서 치료 후 퇴원하신 분이 400만원을 치료비를 놓고 갔습니다. 때마침 암으로 고생하면서 하반신 마비가 있는 사람이 자전거를 사달라길래 사드렸습니다. 이후 그는 철인경기에서 1등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서 이사장은 또 말기암환자 등 임종을 앞둔 노인들을 위한 호스피스실도 운영하고 있다. 간호사 출신으로 호스피스실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그가 하늘로 보낸 노인만도 2천여명이 넘는다. 그는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에게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서지온 이사장의 나눔의 삶은 기적을 가능케 하는 하늘의 전도사이다.

하얀천사 서지온 이사장

"제가 모피 코트를 사려고 돈을 모아둔 적이 있습니다. 모피코트를 사러 가던 도중 라디오에서 어느 가난한 성당에 지붕이 날라가 미사를 드리지 못한다는 예기를 듣고 그대로 은행에 가서 그곳에 돈을 송금한 적이 있습니다. 송금하고 돌아오던 중 제 차가 다리 밑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하늘과 사람을 위해 일을 하면 하늘이 지켜준다고 믿습니다."

서 이사장이 운영하는 우석노인전문병원은 하늘과 땅을 잇는 매개자이다. 하늘을 전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병원을 통해 나눔의 일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하늘로 인도해 부자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래서 그가 운영하는 병원은 돈냄새 대신 사랑의 향기가 진하게 풍기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직원들도 모두가 가족같고 편안하게 생활한다.

"돈을 보고 이 일을 했더라면 아마도 벌서 그만두었을 겁니다. 하늘이 내게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고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임종환자들에게 세상에 있을 동안 가장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려 합니다."

그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행보는 병원 내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10여년의 지역사회봉사와 의료봉사 활동을 토대로 지역사회 내 저소득층과 불우한 이웃에게 의료비 부담, 생계비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이웃돕기 사업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확대코자 지난해 말 '사랑나눔회'를 설립하였고 이미 후원회원이 100명을 훨씬 넘어섰다.

서지온 이사장의 꿈, 치매병원 운영

"신앙 때문에 하는 것이고, 신앙이 아니면 못할겁니다." "웬일인지 저에게는 더 아프고 힘없고, 힘든 사람만 눈에 띄는지요. 힘 닿는데 까지 돕고 싶습니다."

"의료법인을 만드는 순간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탄 것 같고, 멈출 수가 없어요. '욕심을 부리는 순간 불행해져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잘되든 안되든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서 이사장은 이렇게 노인들의 의료와 복지에 전 인생을 걸었다. 그의 마지막 꿈은 치매병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부지를 마련하고, 치매병원을 운영할 모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힘들면서도 보람있습니다. 많은 노인분들의 죽음을 보면서, '사는 게 별게 아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생의 시간이 너무 짧고 죽음을 보면 하나도 가져가는 것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서 이사장은 세상을 살아온 것이 후회스럽지 않다. 오늘도 그는 익산에서 목천동 전군가도 가는 길 대로변 우석노인전문병원과 요양원, 복지센터, 주간보호센터, 사랑나눔회에서, 건강으로 삶으로 힘든 노인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새로운 꿈을 꾸며 열심히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