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27일 발생한 익산시 낭산면 소재 A석산개발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경찰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고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고, 사망신고 후 두 시간이나 지나서야 현장에 와서 확인했다는 것.

유족에 따르면 사망 피해자 B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채석 현장에서 폭발물을 삽입하기 위해 구멍을 뚫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로 추정되는 물체가 피해자의 머리에 떨어져 중태에 빠졌다.

B씨는 곧바로 익산시내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가족은 밤 9시 58분경 112를 통해 사고신고를 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파출소 관계자는 "병원에 있는 피해자 가족이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해 즉시 출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초동 대처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가족은 다음날 새벽 5시경 피해자가 사망하자 곧바로 112를 통해 사망신고를 했는데, 신고를 받은 경찰은 두 시간 후인 아침 7시에 사망자의 동생과 함께 현장에 도착하는 늑장을 부렸다.

이와 관련 파출소 관계자는 "전주에서 출근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을 내놨다.

보통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사실을 확인하고, 사태가 중대할 경우 현장보존과 함께 경찰서 담당 부서에 알리는 게 초동 대처 요령이다.

회사측은 돌이 아닌 얼음이 떨어져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는데, 경찰의 초동 대처가 늦어지면서 증거가 사라지는 문제가 생겼다.

합의에 난항을 겪자 유족들은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민간기관을 통해 부검하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타살혐의가 없고, 사망원인은 '급성경막하출혈(딱딱한 물체충격 사망)'로 확인됐다"며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이 사건이 업무상 과실치사라는 게 드러난 만큼 부검의 실효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진 상황에서 회사에 고용되어 있는 목격자들만의 진술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사망원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뒤늦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현장 시물레이션을 요청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지난 13일 회사측과 유족들은 피해보상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