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동의 한 업체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철도시설 피해에 따른 토지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자체 보상규정이 없다며 "국민권익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등 제3의 기관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책임을 떠넘겨 지탄을 받고 있다.

인화동1가 212-2번지의 소유업체인 (주)L금속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하는 전라선 KTX 철도가 공장 사무동 바로 옆을 지나게 되면서 발생될 소음, 진동, 분진, 조망권 등의 피해에 따른 토지수용과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 14일, 업체의 부지는 철도부지 경계로부터 1m 20cm 떨어져 있고, 사업에 편입되지 않는 토지라면서 수용과 이전보상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주)L금속은 모든 행정업무와 전 직원의 휴식처인 사무동 건물과 철도 교각 상판의 경계가 거의 맞닿아 있고, 차후 열차의 정상적인 운행 시 발생될 소음과 진동, 분진발생, 사무실이 교각 바로 밑에 위치해 정상적인 사무업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차후 부동산 거래시 명백한 지가하락이 발생하고 부동산 거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며 철도법에 의거 이격거리 제한으로 건물의 증개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L금속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 13일 국민권익위원회(ACRC 위원장 양건)가 공익사업을 시행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지역 밖에 있는 재산은 자체 보상규정이 없다며 번번이 보상을 거절해 민원이 끊이지 않아 공단 측에 보상할 수 있도록 아예 관련 제도를 고치라는 권고를 내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또, "현행 토지보상법 제79조를 비롯한 보상관련 법령에는 공익사업 시행지역 밖의 재산에 대해서도 손실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역시 보상규정이 결여되어 있더라도 손실이 예견 가능하고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 폭넓게 보상을 인정해 주고 있지만, 유독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내부규정인 '용지규정'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본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된 공익사업 시행지역 밖의 토지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거부해 고질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시행 밖 재산도 적정한 보상을 하라”고 권고했다. 

(주)L금속은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 79조 2항의 "공익사업이 시행되는 지역 밖에 있는 토지 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본래의 기능을 다할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61조에는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주거용 건축물 거주자의 생활환경이 현저히 불편하게 되어 이주가 부득이한 경우에는 당해 건축물 소유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소유자의 토지 등을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는 것으로 보아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는 이어 다른 민원인 L씨의 경우 "주택에서 철도교량까지 10.1m 이격된 곳의 주택소유주에게도 민원사업이 완료될 경우 방음조치를 취하더라도 소음 진동기준치를 초과하고, 철도의 바깥 쪽 궤도 끝선에서 30m 이내 지역은 건축물의 신개축·증축이 제한되는 지역으로 현재의 주거환경이 열악해지기 때문에 신청인의 주택과 토지를 매수토록 했는데, 겨우 1m 20 밖에 이격되지 않은 사무실 소재 토지를 보상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한국철도공단시설 측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라도 현저하게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보상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이 현저함을 인정하면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단시설 측은 또 "(주)이문금속이 주장하는 법률은 토지보상법 79조로 '주택'에 관한 보상이고, 이문금속의 경우 같은법 78조의2에 따르는 '공장'에 해당한다"면서 "'공단과 협의 양도되거나 수용'을 통해 보상하는 내용으로 (주)이문금속이 보상을 주장하는 것과 법률적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고 밝히고, "외부전문기관에 의해 현저함이 증명되면 보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최규성 국회의원측은 "철로가 지나가면서 주민의 피해가 확실하기 때문에 피해보상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역의 한 주민은 "누가 봐도 철도와 단 1m20cm 떨어져 낮동안 사무실 근무가 방해받을 것은 뻔하고, 조망권도 침해받고 있는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무실 이주대책을 마련해주 않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고 비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