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동안 표류됐던 '익산평화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2016년까지 사업보류' 또는 'LH 사업시행자지정 취소'안을 일방적으로 들고 나오자 평화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기사10면>

LH는 지난 17일 오후 3시 평화새마을금고에서 익산평화주거환경개선사업 유보 또는 취소 결정을 위한 해당지역 주민설명회를 개최, "재무 여건 악화 때문에 사업을 2016년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사업추진 보류에 동의하거나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중 택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주민들은 "원인행위 이후 10년 동안 사업추진이 지연되면서 재산권 행사가 제약을 받았으며 개발도 되지 않았는데 또 다시 5년을 더 기다린다면 이는 주민들을 말려 죽이는 처사다"며 "원칙대로 사업을 추진하라"고 LH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날 LH 전북지역본부 토목건축사업부 관계자는 사업조정안을 내놓고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LH의 재무역량 내에서 사업진행 상태, 공익성, 사업성 등을 감안하여 추진하며 당초계획보다 상당기간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LH는 전국적으로 9개의 '사업시행인가지구'를 우선 시행하고, 시행자 '지정지구'인 익산 평화지구 등 10곳은 2016년 이후에야 사업 추진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LH와 익산시가 사업취소를 사전에 결정해놓고, 이제와서 사업취소의 빌미를 마련하려고 '사업연기안'과 '취소안'에 서명을 하라는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다"면서 "부실경영해놓고 책임을 회피하고 그 책임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려는 행태는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주민 K씨는 "사업계획안을 내놓은 2000년부터 10년이 넘게 LH와 익산시가 주민들의 재산권을 행사치 못하도록 묶어 놓고 그 피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나 조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것은 양심도 없는 행태다"면서 "익산시장과 정치권은 역세권 개발을 빌미로 주민들을 우려먹고 토사구팽시키면서 주민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않는 행태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 L씨는 "주민이 하자고해서 한 것도 아니고 국가 공기업인 LH와 익산시가 강제적으로 추진하면서 개발제한으로 묶어놓아놓고, 이제와서 익산시와 LH가 도망갈 구실을 찾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익산시의회 김대중 의원과 임영애 의원도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책임을 주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개발을 이유로 그동안 도시가스 시설도 설치하지 못해 주민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밝힌 뒤, "배산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발생한 이윤을 평화지구로 전환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LH 관계자들은 "사업이 취소될 경우 아무런 대책이 없으며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며 돌아갔다.

익산시는 "주민들과 방향을 같이 한다"면서 "국가가 지정한 사업으로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은 LH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 사업은 절대로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없다"면서 "2016년까지 연기될 경우는 향후 5년간, 취소될 경우 이전 10년간 재산권행사 제약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LH와 익산시를 상대로 제기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