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선택인 아닌 필수"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그는 이날 남북평화재단 익산본부와 원광대 평화연구소의 초청으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실시한 '동아시아 평화협력과 21세기 통일'이라는 제하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장관은 "통일은 우리나라가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북한은 우리나라의 노동집약적 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통일이 되면 경제통합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동아시아의 평화는 국익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면서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난 균형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한데, 2010년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는 중국이 1위로 전체 수출액의 25%(1천168억 달러)에 달하지만 미국은 10.7%(498억 달러), 일본은 6%(281달러)로 줄어들고 있다. 수입 역시 중국 16.8%, 일본 15.1%, 미국 9.5%로 중국과의 교역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또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009년 기준 80.2%로, 외교·군사적 불안정성은 투자를 저해하고 국가신인도 (國家信認度)하락을 초래한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한중 합작 투자사업인 '두만강유역개발프로젝트'에 적극 나서는 등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 우방관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은 북한 전체 수출량의 74.6%, 수입의 80.2%를 차지할 만큼 북한 경제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심의 외교가 북한의 고립을 가져와 중국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한 것도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 전 장관이 한반도 평화와 균형외교를 강조하는 이유다.

이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한국 주도로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간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북핵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실사구시적 균형외교를 통해 다자간 협력이 가능한 동북아시아 질서를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