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사간 유권해석 잘못한 임금협약서로 없는 돈 내는 것 부당”

익산시 H택시회사 노조위원장이 노사간 합의한 임금협정서가 최저임금법 위반이라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익산지청(이하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 노동부가 노조위원장의 손을 들어 밀린 최저임금 3,26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처분하자 회사측과 사원 간 마찰이 일고 있다.

H택시회사 노조위원장 H씨는 지난 5월 25일 회사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노동자 122명에게 최저임금 3,26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고용노동부는 6월 3일과 8일 두차례에 걸쳐 H사에 공문을 보내 "회사와 노동조합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임금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사료되므로 최저임금에 위배되지 않도록 임금협약을 수정 보완하라"면서 "6월 23일까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3,262만원을 지급하라"고 처분했다.

하지만, 회사는 1일 현재까지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운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근로자는 "회사가 개개인을 불러 운전자들의 약점을 이용해 합의서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30여명이 이미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 A씨에 따르면, 회사측이 개인택시 면허관련, 1년 단기 계약 운전자, 신입 기사들을 개별적으로 부른 뒤 불리한 내용을 이야기 하면서 포기각서를 쓰도록 종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것이다.

회사의 다른 직원은 "회사에 입고시키는 비용을 제외하고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이 한달에 45만원 정도 하는 급여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면서 "밀린 임금을 하루 속히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대표 B씨는 "그런 것이 아니다. 장기근속자들에게 포기각서를 종용한 적이 없다. 회사가 돈을 받아놓고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노동부가 법적으로 그렇게 해석한데 따라 임금을 주지 않으면 처벌받으니 협조차원에서 합의서를 써달라. 민형사상 이의제기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해달라고 한 것이다"면서 "노사간 합의한 사항으로 지난해 8월 임시총회에서 승인되어 시행되던 사항이 노조위원장의 이의제기로 인해 노동부가 야간근로수당과 만근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그 금액을 회사에 지불하라고 한 것이다"고 말했다.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또 "회사가 사원들을 종용해 회사가 고의적으로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노사간 잘못된 합의로 인해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노사간 유권해석을 잘못해 이뤄진 사안에 대해 돈을 내놔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사납금을 최저로 하려고 노사가 합의해 발생한 사안에 대해 돈을 지급하라는 것은 너무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노사가 서로 협약한 사항에 대해 고용노동부익산지청이 이와 같이 사원들 손을 들어준데 따라 "돈을 주는 것이 부당하다"면서 사원들로부터 합의서를 받고 있는 회사와 "돈을 받아야겠다"는 사원들 사이에서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나머지 사원들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최저임금 관련 문제는 H회사만이 아니라 여타 다른 택시회사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조사와 해결이 시급하다. 또한 각 택시회사 간 서로 다른 임금체계와 근로시간도 각각이어서 익산시가 익산 관내 택시회사 전체를 상대로 중개와 조정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