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관계자 간, 소통과 공감대 필요 단설유치원, 갈등 해소 후 추진돼야
익산공립 단설유치원 설립과 관련, 찬·반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시민 여론조사의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이 실시한 익산공립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 절차의 정당성 여부와 미취학아동들을 중심으로 단설유치원의 필요성 여부를 살펴보고, 찬·반측의 입장을 토대로 익산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본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익산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은 지난 2010년 11월부터 추진돼 아직까지도 5년째 표류 중인 현안이다. 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단설유치원 설립 건의를 토대로 설립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고, 사립유치원·어린이집측은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며 반대해 왔다. 이에 교육청은 단설유치원 설립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론 수렴 등 공론조사를 총괄하고,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참여형 공공토론위원회(이하 공론위)를 구성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로 삼았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어린이집측의 위원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반쪽짜리 공론위가 상생을 위한 양보와 협의가 아닌 여론조사로 단설유치원 추진여부를 결정해 지역사회 내부의 갈등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단설유치원 설립을 위해서는 설립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토대로 학부모 및 시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사립측의 입장 단설유치원 설립을 반대하는 사립유치원·어린이집측은 지난 9월 11일 영·유아교육평등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2017년 예정인 유보통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될 폐원시설 등을 고려할 때 단설유치원 설립은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라는 점 ▲단설유치원의 신축비 80억원은 교육예산이지만, 설립 후 매년 32억원 이상은 익산교육지원청에서 지불해야 할 시민들의 혈세라는 점 ▲단설유치원 설립 시 지원되는 비용은 원아 1인당 월 70∼130여만원인 반면,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원아 1인당 월 29만원이 지원되는 등 불평등이 있다는 점 ▲교육청이 이해당사자와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설유치원 설립공론화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공론화지원계획의 수정보완 요구 및 문제점 지적을 수용하지 않은 점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인식 부족 등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단설유치원은 농어촌지역, 사회적 취약지역 극빈층 유아들에게 혜택을 주고자함이 설립목적이므로 본래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 교육청의 입장 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은 지난 3일 오전 11시 교육지원청 2층 중회의실에서 단설유치원 설립 기자회견을 열고, 유아를 중심에 두고, 유아 공교육 체제 확립의 기준이 되며, 지역 유아교육의 질을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단설유치원 설립을 천명했다. 교육청은 ▲유아교육 공교육 체제 강화 ▲저소득층 및 특수 유아에게 균등한 교육의 기회 제공 ▲학부모의 기관선택권 보장 ▲병설유치원 체제의 한계 해결 ▲사교육비 절감과 학부모의 요구 충족 ▲유아교육에 대한 지역의 거점네트워크 역할 수행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환경과 교육활동으로 양질의 유아교육 제공 ▲특수 유아의 완전 통합 교육으로 수요자 만족 등을 이유로 들며 단설유치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해관계자 간 소통 단절.. 공론조사 의미 있을지 관심 하지만 교육장 직을 걸고 단설유치원을 임기 중에 반드시 설립하고야 말겠다고 천명하고, 반대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더이상 협상은 없다며 단설유치원 설립을 밀어붙이는 류지득 교육장의 주장은 이해관계자 간 소통을 단절하고, 지역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사회공공성 공교육강화 익산연대(집행위원장 김양용, 이하 익산연대)는 지난 16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한 시민 공론조사 방안이 ▲공론위 구성의 공정성 ▲미온적 공교육 ▲실효성 난망 ▲사회적 갈등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교육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며 “교육장이 사회공공성 공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장직을 걸고 추진하는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이라면 공론조사가 아니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소신껏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익산시민 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론조사 결과에 따라 찬성의견이 과반수일 경우 ‘가칭’솜리유치원 설립(안)을 도의회에 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사립유치원·어린이집측은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교육청의 일방통행식 설립 추진이 지역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8월 7일 제313회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가칭’솜리유치원 설립계획(안)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설명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제기되는 민원을 적극 해결한 후에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유보를 한 바 있어, 반쪽짜리 공론위의 공론조사 결과에 상관없이 교육위원회가 설립(안)을 다시 유보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7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단설유치원설립 문제는 어느 일방의 요구만을 수용하게 되는 여론조사 방법으로 추진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상생을 위한 양보와 협의가 아닌 여론조사로 단설유치원 추진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지역사회는 돌이키기 어려운 갈등심화와 이에 따른 정치권 역할 부재에 대한 책임론으로 심각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유아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단설유치원 설립 문제가 여론조사가 아닌 이해당사자간의 합리적인 협의에 의해서 결정돼 지역문제 해결의 큰 전환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 사립유치원의 역할과 기능.. 단설유치원 수행할 수 있을지 이외에도 맞벌이를 하는 현대의 부부들을 위해 아이들을 늦은 시간까지 돌봐주는 사립유치원의 역할을 공립유치원이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공립유치원의 교사들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근무하기 때문에, 유치원 하원 후 학업성취도가 낮은 영·유아들에게 시간적인 공간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공·사립 유치원의 교육과정이 3~5세 연령별 누리과정으로 통합되면서 커리큘럼에 의해 교육이 이뤄지지만, 공립 유치원에 비해 자유로운 사립 유치원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 공립 유치원이 사립 유치원과 같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된다. ◇ 토론과 대화를 통해.. 단설유치원 추진해야 이와같이 첨예한 입장 차이로 5년째 표류 중인 단설유치원 설립은 교육청이 설립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 교육수요자인 학부모 및 시민 등을 주체로 두고 반대측을 초청해 열띤 토론을 펼쳐야 하며, 공론조사는 교육수요자인 학부모 및 시민들이 단설유치원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 간 쌍방합의 하에 실시해야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 16일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황현 의원은 “당초 안건이 부결됐을 때는 그만한 사유가 있었고, 지역갈등 반목 해소를 위해 교육청은 인내력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는 공공성을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라고 해서 예산도 세워 줬는데, 교육청이 구성한 공론위는 시민여론화를 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론위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반대측에서는 서명을 받아 올텐데, 결국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에 갈등을 낳는 일이다”면서 “단설유치원 설립은 내년, 내후년에 해도 되는데, 당장 하려고 하니까 대화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모두가 공감하는 선에서 진행을 해야 서로 만족할 수 있고,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는 참고 인내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반목의 해소이고, 반대측과 심도있는 대화를 하다보면 설립안이 나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