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2016년 시도교육청 본예산 분석 결과’는 무상교육 책임회피를 위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라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는 지난 11일 ‘2016년 시도교육청 본예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7개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편성하지 않는 것처럼 주장했다”면서 “전북교육청의 경우 ‘자체재원(623억원)으로 우선 9개월 편성, 정부 지원금(145억원) 및 지자체 전입금 증가분(178억원)으로 나머지 3개월 편성 가능하다’는게 교육부의 주장인데, 한마디로 무상보육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국민 기만용 숫자놀음’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전북교육청 자체재원이라고 발표한 623억원 가운데 69.8%인 435억원은 지방채이며, 이는 결국 교육청이 빚을 내서 누리과정 예산을 몇 개월치라도 우선 편성하라는 것”이라며 “‘순세계 잉여금 124억원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순세계 잉여금은 시급한 교육환경개선사업비에 우선 지원되어야 할 예산이기 때문에 누리예산으로 돌려 써도 되는 ‘여윳돈’이 아니라는 것이 교육청의 주장이다.

더욱이 도교육청은 올해 교육환경개선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2,671억원이지만 본예산 편성액은 968억원에 불과해 소요액의 63.8%를 편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신설 교부액 중 120%이상 초과 편성한 3개 학교에서 64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도교육청은 “전북교육청의 학급당 학생수와 물가인상률, 법령 강화에 따른 추가 소요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엉터리 분석”이라고 일축했다.

정부는 전북교육청에 지원할 예정인 국고목적 예비비 145억원을 누리과정에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목적예비비는 말 그대로 ‘특별한 목적에 따라 잡아 놓은 예비비’로, 정부의 예산 총칙에는 ‘학교시설 개선과 교육감이 발행하는 2016년도 지방채의 이자를 지원하기 위한 경비 이외에는 지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도교육청은 목적예비비가 지원된다면 취지에 맞게 찜통교실, 노후화장실 등 열악한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시설비로 편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도교육청은 “정부는 지방세 추가 전입 62억원, 감사원 학교용지부담금 처분액 및 미전입액 116억원 등 총 178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으나, 2015년 지방세 증가에 따른 초과 수입은 2017년도까지 정산하도록 돼 있다”면서 “만일 정부 요구대로 2015년 정산분을 조기 전출한다 하더라도 이는 2017년 전출예정인 지방세를 미리 당겨 쓰는 것에 불과하므로, 추가 재원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용지부담금은 학교용지를 확보하거나, 확보할 수 없는 경우 학교를 증축하기 위해 징수하는 경비이지 누리과정 예산에 써도 되는 쌈짓돈이 아니다”면서 “특히 학교용지부담금은 지자체와 ‘셈법’에 이견이 있어 추가 전입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도교육청은 “결국 교육부의 이번 7개 시도교육청 예산 발표는 매우 작의적인 분석과 전망으로 일관하고 있고, 시도교육청이 마치 누리과정을 부담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예산을 쌓아두고도 편성하지 않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정부의 이번 발표는 대통령의 무상보육 공약을 파기하고 이와 관련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않겠다는 노골적인 의사 표시라고 할 수 있으며, 정부는 더 이상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무상보육과 안정적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