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불감 및 통일신라시대 불상 연구 자료

지난해 12월 31일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익산 심곡사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이 지난달 22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됐다. 이로써 익산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번에 보물 제1890호로 지정된 ‘익산 심곡사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지난 2012년 6월 23일 칠층석탑 해체·보수 공사 중 지대석에 사리를 넣기 위해 마련한 사각형 홈인 사리공에서 출토됐다.

심곡사 칠층석탑에 대한 해체·보수 공사는 석탑이 기울어진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조사 및 전문가 자문위원회의를 통해 지난 2012년 5월부터 시작됐으며 석탑 해체 후 지반 보강 방안이 결정돼, 석탑에 대한 해체작업을 실시하던 6월 23일 오전 2층 기단 중대석 노출과정에서 높이 15.5cm, 너비 15cm의 사리공(구멍)이 발견됐다.

사리공 안에는 흰색의 작은 백자(백자소호) 1점과 금동 및 청동여래입상(서 있는 형태의 불상)이 1구씩 봉안돼 있었으며 뚜껑 없이 안치돼 있던 백자소호 안에서는 사리 1과와 청동원경(둥근 거울) 1점, 향나무 및 옷감 조각 등이 확인됐다.

발견 당시 불감은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으나 고정되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였으며 전면의 양쪽 문은 파손돼 탈락됐고 파편은 사리공 바닥에 쌓인 흙에 산재돼 있었다. 불감 내의 불상은 대부분 양호한 상태이나 작은 불상 4점은 좌대가 대부분 파손됐고 표면에 흙과 부식물이 덮여 있었다.

이에 익산시는 보존처리 시급성을 감안해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협조를 요청해 지난 2014년 5월 8일 보존처리를 완료했으며, 보존처리를 통해 금도금층과 섬세한 문양이 드러났고, 전체적인 윤곽과 형태를 유추할 수 있게 됐다.

사각형의 불감 크기는 높이 23.5cm, 너비 18cm이며 평평한 뚜껑 상면에는 화형받침이 있는 두개의 고리가 부착돼 있으며 뚜껑 가장자리는 말각 상태이고 정면쪽 끝단에는 연판문으로 장식돼 있다.

또한 불감 안 벽면에는 불상 등이 새겨져 있어 수습된 파편들로 보아 정면 문 쪽에도 문양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으며, 중앙 벽면에 아미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장엄하게 나타내고, 문짝은 역동적인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불감 안에서 발견된 불상은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지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2구의 여래와 관음·지장보살상으로 이뤄져 있다. 이 불상들은 고려 말부터 조선 초 때 원·명대 라마 불교 양식을 수용해 제작된 외래적 요소가 강한 불상들로, 외래 양식의 전래와 수용 과정을 살필 수 있어 중요하다.

이외에도 이번 보물로 지정된 ‘심곡사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심곡사 칠층석탑 조성 당시 함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대석 사리공의 불감의 경우 조선시대 초기 불감 및 불상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주목되고 있으며, 기단 중대석에서 출토된 불상은 통일신라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보물로 지정된 유물들은 불교 양식의 전래와 수용 과정을 살필 수 있고, 출토지가 분명한 곳에서 불감과 불상이 거의 온전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