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형문화재 제1호 익산 목발노래 3악장에 담겨

예부터 소리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익산이 ‘아리랑’을 갖게 됐다. 밀양아리랑이나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처럼 익숙한 아리랑 대신 익산 고유의 역사문화를 담은 ‘익산아리랑’이 탄생한 것.
지난달 29일 저녁 7시 30분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과 익산시가 공동 주최한 ‘명인명창과 함께하는 국악 관현악의 향연’이 열렸다.

도립 국악 관현악단(단장 유장영)과 박영순, 최현주 명창 등이 함께 풍성하고 환상적인 국악 무대를 선사한 이 자리에서 익산아리랑이 사상 최초로 무대에 올라 국화 향기 가득한 익산의 가을을 더욱 향기롭게 만들었다.

남도아리랑과 거문고 협주곡, ‘아리랑 환상곡’, ‘청산별곡’ 등 국악기로 구성된 프로그램에 이어 마지막으로 ‘익산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감동에 찬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 시민은 “익산시민으로서 익산아리랑이라는 민요를 듣게 돼 무척 감동적이었다”며 “처음 듣는 가사지만 익숙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초연된 익산아리랑은 도립 국악 관현악단의 유장영 단장의 작품이다. 유 단장은 관현악단 순회공연을 통해 전북의 각 시군 토속음악을 근간으로 지역적 특색이 살아있는 아리랑을 작곡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무주군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무주아리랑’을 선보였으며 이번 달 6일 열릴 고창군 공연에서도 ‘고창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 단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을 전북 각 지역의 특색을 담아 선물하고자 하는 뜻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익산은 백제 왕도라는 역사문화적 배경과 소리의 고장다운 특색과 가락을 담아 아리랑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익산아리랑은 백제 왕도(王都) 익산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전북 무형문화재 제1호인 익산목발노래를 담아 그 의미를 더욱 배가시켰다.

익산아리랑의 가사를 보면 “아리 아리 아리랑- 익산 아리랑”의 후렴구에 이어 익산의 특색이 노래된다. 서동설화와 서동요의 내용을 담은 “백제무왕 선화공주 아름다운 사랑노래”라고 시작한 가사는 “웅포 갈대숲 부는 바람 석양 속으로 잦아들고 가슴속 품은 한은 기적소리가 달래주네”라며 익산의 자연환경과 철도 문화로 이어진다. 이어 “고도익산 왕도익산 역사와 문화가 꽃피는 곳, 호남의 초입이며 교통의 요지라네”, “황등 석재 고구마며 휘황찬란 보석단지, 천만송이 국화축제 주얼리 엑스포며 돌문화축제도 좋을시고”, “식품수도클러스터 새희망의 상징일세”라고 익산의 산업 현황과 축제 등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익산아리랑의 3절에 해당하는 가사는 익산 목발노래의 가락과 가사를 담아 익산의 특색 있는 전통과 생활상을 표현했다. “콩 꺾자 콩 꺾자 두렁 넘어 콩 꺾자-”로 시작되는 목발노래 가사가 익산아리랑의 마지막을 수놓고 있다.

유 단장은 “익산아리랑은 서부 평야지역의 남도계면조와 동부의 메나리 악조를 구사했으며 전북 무형문화재 1호인 목발노래라는 훌륭한 전통 민요를 활용해 익산의 정서에 맞게 창작했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목발노래보존회 한 회원은 “목발노래를 보존하고 지켜나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익산을 대표하는 아리랑에 목발노래가 들어가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익산아리랑이 시민들로 하여금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길 기대하며 목발노래 또한 보존과 전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