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문화유산 춘포역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개최
춘포면 역사, 디자인 사례, 문화예술 활성화 방안 발표

지난 14일 (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은 춘포면 자치센터 2층 회의실에서 ‘근대문화유산 춘포역 활성화를 위한 사례발표 및 탐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10호로 지정된 춘포역사를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첫 번째 논의로, 익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춘포역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춘포면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익산문화원 김복현 원장의 ‘춘포면의 역사’ 발표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는 (주)쥬스컴퍼니 이한호 대표의 공간문화 디자인 사례 발표, 익산예총 김영규 회장의 ‘지역문화예술의 한계와 춘포역 활성화 방안’ 순으로 이어졌다.

◇ 춘포면의 역사

익산문화원 김복현 원장은 춘포면의 유래와 역사를 통해 춘포역이라는 상징적인 건물의 보존과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춘포(春浦)의 옛 이름이 ‘봄개’였는데 이것이 음변해 ‘봉개’가 됐으며 현재 춘포 평야에 우뚝 솟은 해발 46.4m의 산이 바로 봉개산이다. 이 봉개산 옆에 흐르는 익산천은 예전에 배가 다니는 뱃길이었고 춘포면은 포구마을로서 수로교통의 요충지였다.

일제시대에 들어서 만경강 제방이 쌓인 후 농지가 늘어났고 이 농산물을 운송하기 위한 철도가 부설됐는데 이때 지어진 이름이 대장촌(大場村)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호소가와 농장 가옥을 비롯해 주임관사가 남아 일제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남아 있는 것이 바로 1914년에 지어진 춘포역사다.

춘포역의 옛 이름 역시 대장역(大場驛)이었는데 1996년 대장촌리에서 춘포리로 바뀌면서 역 이름도 바뀌었다.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최고(最古)의 역사(驛舍)다. 과거 호소가와 농장에서 생산된 쌀이 춘포역을 통해 군산으로 넘어가 일본으로 운송됐으며 사설 철도로서 처음 건설 때는 협궤였다가 1927년 국철로 매수되면서 광궤로 개축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슬픈 역사를 지닌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인 춘포역 활성화를 통해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교훈으로 삼아야 될 것이다.

◇ 주민과 함께하는 공간문화

문화마케팅 전문업체인 (주)쥬스컴퍼니 이한호 대표는 춘포역 활성화를 위한 공간 문화 디자인 사례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먼저 현재까지 국내에 간이역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디자인해 재탄생 시킨 사례가 없다고 밝히며 춘포역이라는 공간이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히며 타 지역의 디자인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전통시장의 변화를 일궈낸 주문진시장, 온양온천시장 등의 사례를 들었다. 공간문화 디자인을 통해 눈(공공미술 간판 정비), 귀(시장라디오, 상인합창단), 손(시장신문 발행)이 즐거워지는 시장으로 변화한 모습이었다.

이어 부산 감천문화 마을, 대구 근대골목 투어, 광주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등의 사례를 들며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만들기 사례를 소개했다.

또 제주 올레길, 광주 오월길 등의 길 만들기 사례와 함께 춘포역과 같은 역사의 변화사례를 소개했다. 지역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한 양산 원동역과 2013 국토시디자인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충주 달천역, 철도문화 체험공간으로 변화한 논산 연산역 등이 소개됐다.

◇ 지역예술이 만드는 춘포역

익산예총 김영규 회장은 지역문화예술의 한계와 춘포역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춘포면에는 근대문화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방치돼 있는 상태이며 춘포역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던 곳으로 기억돼 애틋한 애착이 있는 고향이다. 그러한 애착이 없이는 문화와 예술을, 그리고 예술가를 말할 수 없는 만큼 고향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는 “지방은 제작, 공연, 전시 공간이 부족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낮으며 지원이 열악해 예술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수많은 젊은 예술인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이 때 춘포역이라는 곳이 등장한다. 근 현대사의 랜드마크였던 춘포역을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공간의 의미를 찾아서 정리하고 새롭게 펼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바쁜 일상에 잠깐 짬을 내어 갈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의 역할로 춘포역 활성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적은 예산으로 보다 특성화된 내용의 공간을 구상하며 작은 미술관, 박물관, 소공연장, 전시장으로 춘포역을 재탄생시켜야 한다. 지역민과 직장인, 학생, 노인과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이 큰 문화적 욕구를 해결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발표했다.                

정완창 기자